[류재복 대기자]
박지만 씨는 대통령의 아들이었고 대통령의 동생이지만, 삶의 큰 부분을 권력의 그늘에서
굴곡진 역정 속에 살아왔습니다. 검찰에 출석한 오늘(15일)이 마침 생일이었다. 150명이 넘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고 카메라 플래시가 쉼 없이 터졌지만 박지만 회장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비운의 총탄에 부모를 여의고 젊은 시절 방황하던 시기에 불미스런
일로 검찰청을 오가기도 했던 박지만 회장에게 검찰 출석은 결코 달가울 리 없다.
기자들이 "권력 암투설에 대한 입장은 어떠십니까?"라고 묻자 박지만은 "검찰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회장의 출석은 이번 기회에 비선 국정 개입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누나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할 말은 하겠다는 박 회장 본인의 뜻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누나가 대통령이 된 뒤 박 회장은 청와대 근처에는 얼씬도 못 하게 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도
불구하고 줄곧 권력의 한 축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로 박 씨와 가까운 인물들이 요직에 등용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 또 다른 비선 실세라는 평을 받아온 정윤회 씨와의 갈등설이다.
박 회장은 정 씨가 사람을 시켜 자신을 미행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 씨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숨기지 않았다.정윤회 씨에 대한 불신은 정 씨의 장인이기도 했던
고 최태민 씨에 대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지난 90년대 최태민 씨로부터 누나를 구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했을 정도로 최 씨를 경계하고 불신했다. 박지만 회장이 정윤회 씨와의 갈등이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 어떤 진술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박 회장의 진술 내용에 따라서는 이번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