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검찰에서 문서 유출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경찰에 대해 청와대가 회유를 했느냐의 여부가 문서유출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정비서관실에서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청와대의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 경위가 함께 유출 의혹을 받아온 한모 경위에게 남긴 유서 내용이다.
청와대가 한 경위에게 어떤 제의를 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어제 유서
내용이 공개되자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진실게임이 되버렸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확인해줄 사람은 한 경위 한 사람 뿐이다. 그런데 한
경위는 모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접촉이 있었고 회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 경위는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8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해
둘이 만난 일이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한시간가량 얘기를 나눴다. 한 경위는 민정수석실 직원이 자신에게 "자백을
해라. 그러면 기소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경위는 민정수석실 직원에게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백하면 기소하지 않겠다는 민정수석실 직원의 얘기를 숨진 최 경위에게도 모두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한모 경위는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그 사람(최 경위) 이야기일
뿐이잖아요. 어차피 내가 한 거라고 그랬으니까...."라며 말을 흐렸다. 한
경위는 이 날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제안을 거부한 것 같은 모양새가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한 경위는
자택에서 검찰에 긴급체포됐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