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이 한국 뿐만 아니라 동북아를 넘어 세계 인류에게 '대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7차 세계정책회의(WPC)'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은 평화·번영의 새로운 동북아 시대를 열고
유라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안보를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계가 보다 평화롭고 안전한 미래로 나가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신뢰·협력의 틀을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동아시아의 풍부한 잠재력은 실업문제와 빈부격차 해소, 기후변화에 따른 대규모 자연 재해,
테러와 사이버 안보 등 세계적 난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의 동아시아는 경제적 상호의존 심화와 협력 필요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적 상호 불신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역내 다자협력의 한계요인으로 국제적 추세를 거스르고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는 북한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 개발은 분단된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최대의 불안 요인이자, 세계 평화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더해 동북아 주요국 간 역사문제와
영토·해양을 둘러싼 대립과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불신과 갈등을 상호 신뢰의 협력구도로 바꾸는 게 진정한 '아시아 세기'를 여는 열쇠가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신뢰외교'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한반도에서의 신뢰 구축, 동북아에서의 신뢰 회복, 유라시아 지역의 신뢰 인프라 확충 등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신뢰 외교의 3대 목표를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강력한 억지력을 토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면서 한편으로는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공동 번영의 길로 나가고자 하는 정책"이라고 소개하고 "민간단체들의 교류를 포함해 남북 주민들이 작지만 의미
있는 걸음을 지속해나갈 때 남과 북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건 북한의 태도"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민생을 위한 길로 나온다면 우린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의 경제 발전을 지원할 것이며 한반도에서 냉전의 그늘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에서의 신뢰 회복을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서는 "동북아 지역의 불신과
대립의 구조를 신뢰와 협력의 구도로 전환해 평화와 화해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동북아 다자협력을 위해선 독특한 역할과
위상을 갖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우선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며 한국 정부는 가까운 시일 내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기초로 3국간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미국, 러시아 등 주요 이해관계국들과도 동북아 평화협력 구조를 발전시키는데 힘을 모을
것"이라며 "북한도 이에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남·북·러와 남·북·중 협력 사업을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동북아를 넘어 유라시아 지역으로
교통·에너지망을 연계해 21세기 국제사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냄은 물론 중장기적으론 정치·안보에서도 신뢰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그리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조화롭게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해양과 대륙의 교차점인 한반도에 신뢰와 평화의 통로가 열리게 되고,
국제사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평화안보 구상 구현에 국제사회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프랑스판 다보스 포럼'을 표방하는
세계정책회의(WPC)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가 2008년부터 주최해 온 국제정책 포럼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티에리 드 몽브리알 IFRI 소장과 투르키 알 파이잘 킹 파이잘 센터 소장,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