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56) EG 회장은 "정윤회(59)씨가 지난해 미행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부인하면 내가 직접 나서서 반박하겠다"고 말했다고 박 회장과 가까운 복수의 인사들이 4일 전했다.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논란을 계기로 박 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주변 인사들이 "입장을 밝힐 것이냐"고 묻자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테니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씨가 끝까지 거짓말을 하면 그때는 내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나는 가만히 있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 인사가
전했다. 정씨는 지난 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3월 시사저널의 미행사건 보도를 보고 박 회장을 찾아가 '자술서가 있으면 달라'고 했지만
'준다'고 하더니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정윤회 동향' 문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이날 문건의 작성자인 박관천(48) 경정을 소환 조사했다. 박 경정은 이날 오전 정윤기
변호사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문건에 정씨와 청와대 핵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회동 장소로 기재된 서울
강남의 J중식당 3곳(지점 포함)을 압수수색했다. 또 문건에서 회합 연락책으로 지목된 김춘식 청와대 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을 문건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의 고소인 대표로 소환 조사하는 한편 청와대에 원본 문서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김 행정관은 "정씨를 만난 적도, 문건에
등장하는 식당에 가본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
유출 부분을 수사 중인 특수2부(부장 임관혁)도 박 경정을 피의자 신분으로 5일 새벽까지 조사했다. 박 경정은 지난 2월 청와대 파견근무가
해제되면서 관련 문서를 가지고 나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경찰관 두 명을 통해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는 자체 조사를 통해
"박 경정이 문서를 대량 출력·복사해 유출했다"고 결론 내렸다.
박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유출 혐의를 부인한 뒤 "제3의 청와대 인사가 내 책상 서랍을 열고 문건을
복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윤회씨도 불러 조사한 뒤 서로 진술이 다른 부분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박 경정을 두세 차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문건 작성·유출 과정에 연루된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5일 오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 경정이 박지만 회장과 관련해 자신이 작성했던
문건만 출력해서 들고 나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