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잇단 시신 인양 소식에 실종자 가족 '망연자실'
[류재복 대기자]
3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 실종 선원들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애타는 마음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이날 오후, 부산 서구 사조산업 부산본부 5층에 꾸려진 '오룡501호 선원가족
대기실'. 러시아 서베링해 침몰사고 현장 인근해에서 11구의 시신이 잇달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망연자실했다.
냉동사 김태중(55) 씨와 2항사 김범훈(24)
씨, 3항사 김순홍(21) 씨로 신원이 확인되자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그렇게도 살아있기를 바랐지만,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게 됐다. 닦아도 닦아도 멈추지 않는 눈물, 눈앞에 맞닥뜨린 충격에 어떤 유가족 한 명은 실신하기도 했다.
고 김순홍 씨의 한 유가족은 "10년 전 순홍이의 아버지가 교통사고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집을 나가면서 졸업하자마자 취직했다"며 "첫 월급 받았다고 좋아하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 목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됐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이와 함께 사흘째 계속되는 구조작업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사고 소식이 믿기지 않았다. 사고 전날까지도
전화를 주고받으며 거친 바다에서 조업하던 자신보다 부산에 있는 손주와 아내 걱정을 하던 남편, 사고 직전까지도 어머니를 부탁한다며 자신의 평생
모아온 통장의 위치를 알려주며 마지막 전화를 끊은 형. 애타게 실종자 구조
소식만을 기다리는 가족들은 그들과의 통화가 마지막이 아니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오룡호 선장 김계환(47) 씨의 동생 김세환(44) 씨는 "형이 회사로부터 퇴선 지시를 받은 급박한
상황에 나에게 전화 한 통을 걸었다"며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다. 어머니를 부탁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끊었다"고 말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평생 선원으로 생활하며 독신으로 살아온 형의 실종
소식에 동생은 발을 동동 구르며 구조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가족들의 슬픔은 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