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눈치만 보던 과거 반성… 비상식적 경영 좌시 않겠다”
[류재복 대기자]
“그동안 회사의 인원감축 기조로 인해 우리는 물리적으로 처리하기 불가능할 정도의 업무량에도 상황을 바꿔보려는 노력 대신 불만으로만 일관했습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함에도 다른 동료에게 피해가 갈까 싶어 취재와 편집을 해야 했던,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연월차 휴가조차 눈치를 보며 써야 했던 부끄러운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합니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과 그 과정에서 불거진 노조탄압 갈등을
겪고 있는 대전일보 소속 평기자들이 27일 “우리 대전일보사 기자들은 기자로서의 자존심과 양심을 지키고자 한다”며 구구절절 뼈에 사무친 회한과
반성과 담은 ‘양심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평기자 27명 전원은
공동명의 성명을 통해 “항상 ‘왜’라는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이 우리 기자의 본분이지만, 정작 그 ‘왜’를 지금까지
회사 내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 이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사측이 노사협상과정 동안 기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기자로서의 양심을 외면하고 자존심을 버렸던 행위를 반성하고, 앞으로는 기자로서의 양심과 원칙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대전일보사의
기자로 다시 태어날 것” 이라고 선언하고 “기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전일보의 위상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사측은 지금이라도 태도를 바꿔 대전일보사가 살 수 있는 선택을 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사측은 더 이상 기자들을 이간질하고 우롱하지 말고 기자들을 대전일보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라”며 “앞으로는 사측의 비상식적인 경영과 그로 인한 신문의 품질 저하에 대해서도 좌시하지 않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들은 “우리는 지난 4월부터 7개월 여 노조와 사측 간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과정을 안타깝게 지켜봤다”며 “최근 사측은 장길문 지부장이 신문 지면에 게재한 사진에 표절 및 조작의혹을 노동쟁의기간동안 일방적으로
제기했지만, 이는 그가 지부장이라는 것에서 비롯된 명백한 노조탄압임을 절감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재차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성명엔 송영훈·박정하·빈운용·성희제·황진현·강대묵·이지형·김대호·김영태·강은선·인상준·오정연·최원·최진실·김영복·김하영·최신웅·오정현·김석모·최정·김예지·김달호·이호진·김정원·성지현·전희진·김대욱 기자 등 27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