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검찰이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미국에서 7개월 넘게 도피생활을 하다가 자수한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 대해 27일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지난 25일 미국에서 국내로 자진 귀국한 김 전 대표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에게 적용한 죄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이다. 검찰이 구속 영장에 적시한 김 전 대표의 혐의 액수는 332억원이다. 김 전 대표는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유씨 측근들과 짜고 계열사 돈으로 유씨에게 고문료를 지급하거나 루브르 박물관 등지에서 열린 유씨의 사진 전시회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씨 두 아들인 대균(44)씨와 혁기(42)씨가 최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운영비 지원을 위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도록 해 계열사에 대규모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12월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계열사 임원들에게 '각 회사의 연매출 5%를 기준으로 회장님의 사진을 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죄질에 비춰 높은 형이 예상되고 장기간 도피생활을 한 점 등으로 미뤄 도주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8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김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대체적인 사실 관계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열린 측근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가 90일짜리 비자 면제프로그램으로 다시 미국에 간 뒤 잠적했다. 한국 검찰과 미국 사법당국이 7개월 가까이 도피 중인 김 전 대표를 쫓았지만 체포하지 못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히고 지난 25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자진 귀국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