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ㆍ우울증ㆍ뇌졸중 있는 노인 낙상 위험 1.4배 이상 높다
전남대 의대 신민호 교수팀, 65세 이상 노인 4만3367명 분석 결과/대한의학회지 11월호에 발표
홀로 살거나 도시에 거주하거나 자신의 건강상태를 ‘보통’ 이하라고 여기는 노인의 낙상 위험 높아
음주ㆍ흡연ㆍ운동 등은 낙상 위험 특별히 높이지 않아
[문용현 기자/스포츠닷컴]
스트레스ㆍ우울증ㆍ뇌졸중 등이 있는 노인은 건강한 노인들에 비해 낙상 위험이 1.4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 의대 신민호 교수팀(예방의학)이 지역사회건강조사(질병관리본부 2011년) 원자료를 토대로 65세 이상 노인 4만3367명을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는 노인의 낙상 위험은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 노인에 비해 1.54배 높았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 올 11월호에 실렸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우울증(우울증이 없는 노인 대비 1.47배)ㆍ뇌졸중(1.44배)ㆍ골관절염(1.33배)ㆍ백내장(1.27배)ㆍ골다공증(1.24배)ㆍ요실금(1.22배)ㆍ당뇨병(1.14배) 등이 노인 낙상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양호하다’고 밝힌 노인보다 ‘나쁘다’ 또는 ‘보통’이라고 보는 노인의 낙상 위험이 1.27배 높았다. 또 기혼 노인보다 배우자 없는 노인(1.13배), 농촌 지역 노인보다 도시 지역 노인(1.10배)의 낙상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신 교수는 “배우자 없는 노인의 낙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홀로 사는 노인이 고립감ㆍ고독감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며 “노부모가 심하게 우울해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껴지면 낙상 예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만도 낙상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노인은 정상 체중 노인보다 더 잘 넘어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흡연ㆍ음주ㆍ신체 활동(운동 등)ㆍ이상 지질혈증ㆍ주거 형태ㆍ교육 정도ㆍ경제력 등은 노인의 낙상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도 낙상 위험도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1년 동안 넘어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남성은 16.9%, 여성은 24.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쉽게 넘어지는 것은 우선 다리 근력이 남성보다 약하고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남성보다 높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신 교수는 “노인이 낙상해 고관절(엉덩이 관절)이 부러지면 1년 내 사망률이 12∼3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관절 골절상을 입은 노인의 3개월 내 사망률이 일반 노인에 비해 여성은 5.8배, 남성은 8배 더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선 조사되지 않았지만 낙상 위험이 가장 높은 계절이 겨울이란 데는 학자들 간의 이견이 거의 없다. 눈길이나 빙판길을 걷다보면 조심해도 낙상할 위험이 높다.
신 교수는 “빙판길이 생긴 날엔 노인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며 “집안에서 넘어져 골절 등 부상을 입는 사례도 의외로 많다”고 밝혔다. 노인은 젊을 때보다 근력이나 근육량이 떨어져 낙상하기 쉬우므로 이들이 생활하는 실내는 최대한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가정 내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노인이 많으므로 화장실 바닥을 타일 대신 잘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의 바닥재로 바꾸고 넘어지려고 할 때 노인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가드 등 안전장치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용현 기자 yonghyun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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