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과거 여행사 직원이었던 한 30대 여성이 가짜 여행상품을 팔아 수억 원을 챙겼다가 붙잡혔다. 저렴한 여행이라는 말에 속은 피해자가 200명이 넘는데 그 중에는 신혼부부들도 있다. 서울의 한 여행사. 최근 이 회사에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동남아와 하와이 등 패키지 상품을 계약했는데, 맞느냐는 확인 전화였다.
여행사 대표는 "저한테 가짜 계약서를 보여주시면서..이거는 어디서 받으신 거냐? 이거 내가 발행한 거 아니다.." 이 여행사 명의로 가짜 계약서를 써준 사람은 이 회사의 영업과장이던 30살 김 모씨. 김씨는 회사의 계약서와 관련 서류 등을 빼낸 뒤, 여행사 사장행세를 하며 따로 상품을 팔았다.
피의자 김씨는 지난 7월 "오히려 개별 예약보다는 묶어서 예약하는 게 저렴해 졌더라고요. (아, 네.) 그래서 그렇게 해놨고.." 김 씨는 카카오톡이나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여행 상품을 홍보했고, "저렴한 상품이라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며 개인 계좌로 돈을 받았다. 김 씨는 일부 고객들에게 실제로 해외여행을 보내줘, 의심을 피하기도 했다.
경찰에 접수된 피해자는 240여 명. 피해금액은 2억 3천만여만 원에 달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이 다수 속았다. 한 피해자는 "결혼식이 한 달도 안 남았기 때문에 우선은 저한테 중요한 게 결혼이고 신혼여행이기 때문에 다시 알아봐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데...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행 상품을 싸게 팔다 빚을 져 회사 몰래 고객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이르면 내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