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올해말·내년초 대규모 인력퇴출
은행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대규모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수익 악화와 인적 구조의 고령화로 기존 인력의 생산성이 떨어진 가운데 비대면(非對面) 채널 확대로 적자 점포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21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취임 이후 희망퇴직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직원은 지난 9월 말 현재 2만1천399명으로 우리은행(1만5천366명), 신한은행(1만4천570명) 등 규모가 비슷한 다른 은행에 견줘 압도적으로 많다.
KB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노사 합의가 선결 조건"이라면서도 "'항아리 형태'의 인적 구조를 고려할 때 그럴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 시절인 2009년 2천200명, 민병덕 행장 시절인 2011년 3천200명 등 신임 행장 취임에 맞춰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았다. 다른 관계자도 "장기간 승진 누락자 등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바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희망퇴직에) 필요한 재원도 곧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와 인력 고령화 탓에 퇴출 프로그램 가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SC·씨티 등 7개 시중은행은 올해 1~3분기 총 인건비로 4조5천774억원을 썼지만, 당기순이익은 3조7천730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직원 1인당 순익을 급여로 나눈 생산성은 2011년 1.7배에서 올해 1~3분기 0.8배로 반 토막이 났다.
은행 가운데 가장 '고령 조직'으로 꼽히는 외환은행의 경우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2009년 16.5년에서 올해 9월 말 17.9년으로 올라갔다. 인터넷·스마트폰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은행 영업의 주력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수많은 점포가 적자를 내는 추세도 무관치 않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6월 말 은행 점포 7천704곳 중 10%가량(737곳)이 적자를 냈다"며 점포망 재정비와 비용 효율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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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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