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KB카드, 복합할부 수수료율 1.5%로 최종 타결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현행 체크카드 수준인 1.5%의 수수료율로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가맹점 협상 마감 시한인 17일 실무 협상을 진행,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체크카드 수준인 1.5%로 정하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수료율은 현대차가 요구해온 1.0∼1.1%보다는 높고, KB카드가 마지노선이라 밝혀온 1.75%보다는 낮은 것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KB카드에 현행 1.85%인 카드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0.7%까지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가, 최근 1.0∼1.1%로 인하 폭을 제시한 바 있다. 복합할부는 자금공여 기간이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데도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KB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1.75% 이하로 낮추면 적격비용 이하로 낮아지게 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현행보다 0.1% 이상 낮출 수 없다고 맞서왔다.
이날 협상은 현대차가 KB카드에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수료율과 똑같이 적용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KB카드는 복합할부금융 상품은 별개 체계로 운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등 세부안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막판 진통을 겪었다. 현대차와 KB카드의 가맹점 계약은 당초 지난달 말 만료됐으나 양측은 가맹점 계약 만료 시한을 두 차례 연기한 끝에 이날 결국 타협점에 도달했다.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으면 양측 모두 고객 불편을 가져온다는 비판에 처하는 동시에 매출 하락 및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무담당 사장이 협상 만료 하루를 앞두고 전날 비공개로 만나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하고,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수수료율 변동으로 현대차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13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며 그동안 현대차의 협상을 지켜보던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앞다퉈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