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1소총' 총체적 부실 드러나
[류재복 대기자]
방위사업청이 그간 수출효자이자 세계적인 명품무기로 자랑해온 K-11 복합소총의 총체적 부실을 확인한 자체평가를 했으면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양산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방사청이 지난 7월 작성한 'K-11 복합소총 원인 분석' 내부 문건 등을 문화일보가 20일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이 문건에 따르면 방사청은 K-11 복합소총에 대해 '사격통제 장치 일시멈춤 현상, 이물질 과다로 인한 열상 화질 저하 등 설계·제작 기술수준의 전반적 미흡'이라고 평가해 놓고 있다. 방사청은 그 동안 K-11 총기 자체의 문제는 모두 해결됐으며 탄약(20㎜ 공중폭발탄)의 총신 내 폭발이 문제였고, 이 문제 역시 모두 해결되는 것처럼 알려왔기 때문에 이 보고서의 내용은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의 문건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0월 및 2014년 3월 등 2차례에 걸친 K-11 총강 내 20㎜ 공중폭발탄 폭발 사고 후 자체 원인을 분석한 결과, '사격통제 장치 일시멈춤 현상과 이물질 과다, 열상검출기 충격 등으로 열상 화질 저하가 이뤄졌다'고 돼 있다. 방사청은 특히 전자기파(EMI)의 영향과 관련해 "EMI가 사격통제장치 및 신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 이날 방사청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김광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국방기술품질원이 실시한 K-11 EMI 영향성 실험 도중 공중폭발탄 격발센서가 시중에서 파는 상용자석의 자성을 격발신호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사소한 자석의 영향에도 격발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향후 보급 예정인 전투 헬멧의 헤드셋 마이크에 자석이 부착돼 있어 이것이 K-11 소총의 격발장치에 영향을 미쳐 오작동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이에 따라 헬멧과 K-11의 동시 야전사용이 제한돼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K-11 소총의 핵심장치를 만드는 제작업체 관계자도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작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K-2 흑표전차의 파워팩(엔진+변속기) 역시 국내 기술로는 개발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파워팩 국내기술에 대한 평가에 실패해 전문성 부족과 위험관리 능력 부재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