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같은 반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초등학생과 그 부모에게 가해 학생의 부모가 위자료와 진료비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4민사부(부장판사 김형한)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아버지 임모(46)씨가 가해 학생의 부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및 위자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학생 임모(10)군에게 위자료 700만원, 임군의 아버지에게 위자료 200만원과 임군의 진료비 364만2600원, 어머니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미성년자인 김군을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부모이자 친권자들은 손해 배상 책임이 있다. 다만, 병원 진료비와 위자료 일부는 인정되지만, 병원 진료를 위한 경비와 보호자 인건비, 임군의 전학으로 인한 생활비와 주거비 등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북 울진군 모 초등학교에 다니던 임군의 같은 반 친구 김모(10)군은 2011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임군의 머리와 배 등을 때리고 토끼처럼 뛰게 시키는 등 지속해서 괴롭혔다. 특히 김군은 임군에게 햄스터처럼 교실 바닥을 기어가라는 요구를 거절하는 임군을 주먹으로 때린 뒤 기어가도록 만들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임군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다가 지난해 1월부터 5개월간 대구의 한 병원에서 스트레스 장애 우울별 에피소드라는 병명으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김군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았고, 경상북도 학교폭력대책 지역위원회는 서면으로 사과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임군의 부모는 김군의 부모를 상대로 위자료와 병원 진료비, 진료를 위한 경비 등 6300여 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가 위자료 일부와 진료비만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