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장밋빛 사라졌다. 내년도 불투명
연말로 접어들자 국내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2015년 국내 증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증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의 강한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권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을 발표한 증권사들의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평균 1,847∼2,20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말 당시 증권사들이 내놓은 2014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 평균치(1,921∼2,345)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145포인트와 74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의 상단이 2,260으로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투자가 제시한 범위는 1,870∼2,260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870∼2,180, 교보증권은 1,750∼2,150을 내다봤다. 이트레이드증권은 1,920∼2,250을 제시해 하단이 가장 높았다.
하나대투증권은 1,880∼2,200을, 신영증권은 1,790∼2,160을 예상했다. 2015년 증시 전망의 특징은 예년과 달리 새해 증시를 낙관하는 목소리가 작아졌다는 점이다. 교보증권은 내년에도 국내 기업의 실적 회복 모멘텀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수출주의 부진이 예상보다 속도가 빠르고,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이 내년 증시 전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보완할 산업이 등장해야 하는데 자동차 업종은 수요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기 어렵고, 삼성전자의 순이익 부진을 금융 등의 산업이 보완해주는 모습이 내년에도 이어질지 확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변화를 겪으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자산배분팀장은 "내년과 내후년 사이 한국의 고령화가 본격 시작되고 이는 성장률과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려는 정부 정책의 성공 여부가 내년 주식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또 전 세계 경기회복에 힘입어 경기민감주가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줄었다는 것도 2015년 국내 증시의 특징 중 하나다.지난해 연말만 해도 증권사들은 철강, 기계, 정유, 건설 등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낮은 경기민감 업종의 대형주가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올해 연말 증권사들은 내년 투자 유망 업종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거나 그룹 지배구조 및 정부 정책에 수혜가 예상되는 섹터를 꼽았다. 우리투자증권은 고령화 진행 시 투자 매력이 커지는 배당주 및 소비주(홈쇼핑·편의점), 변동성에도 실적 개선 가시성이 큰 소프트웨어·생활용품주 등을 권했다. 교보증권은 경기부양책과 접점이 많은 금융주에 투자하거나 기업의 투자의지 변화가 확인되기 전까지 소비재 산업을 우선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봤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지주사·지배구조 관련주와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 회복 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대림산업) 등을, 신한금융투자는 은행·증권주, 건설, 유틸리티, 운송, 전기전자(IT) 투자를 권고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저성장 국면에서도 투자매력이 존재하는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며 자급자족형 사업 플랫폼을 지닌 CJ그룹주 및 해외매출 비중이 큰 의료기기·제약·바이오기업 등을 권했다. 김형렬 팀장은 "올해 기업실적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을 보았으니 앞으로 개선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매크로 모멘텀 변화에 내성이 강한 업종과 종목을 압축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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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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