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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중개인 통장 이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수법…30대男 구속
최근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부동산 중개업소의 통장을 교묘히 이용해 수억 원대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남성은 세입자로 가장해 부동산 중개인에게 접근한 뒤 전셋집을 계약할 것처럼 속여 계좌를 알아낸 뒤 전화금융사기에 이용했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29일 상습적으로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 행세를 하며 수억 원대의 현금을 송금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A(37)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4월16일 오후 5시께 다급한 목소리로 B(55·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 행세를 하며 "회사일로 급하게 돈을 보내야 하는데 휴대폰과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속여 현금 600만원을 가로채는 등 최근까지 24명으로부터 총 1억2000만원을 송금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일반적인의 전화금융사기와는 달리 부동산 중개인들의 통장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셋집 계약금 송금 계좌로 알아낸 부동산 중개인들의 계좌로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의 돈을 송금 받아 가로챈 것이다. A씨는 부동산 중개인들에게 "돈이 더 많이 송금됐다"는 방법으로 속여 계약금 일부를 제외한 차액을 받아 챙겨 그대로 사라졌다.
경찰은 A씨가 대포통장은 구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지급정지제도'가 있어 지속적인 범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부동산 중개인들의 통장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의도를 눈치 채지 못한 중개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피해자들의 현금을 A씨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된 통장 대부분이 인천과 경기지역 부동산 중개인들의 통장이라는 점에 주목한 경찰은 6개월여에 걸친 끈질긴 추적 끝에 인천의 한 아파트에 숨어있던 A씨를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A씨와 연고가 없는 서울, 경기, 경남, 경북지역 1800여명의 통화목록을 A씨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등에서 추가로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목록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추가 피해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면서 "A씨는 대부분의 돈을 유흥비로 탕진했고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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