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모뉴엘 충당금 1200억원 넘을것
중견기업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은행권의 충당금 규모가 1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집계됐다. 각 은행은 올해 3분기 또는 4분기 실적에 충당금을 반영하게 되며,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뉴엘에 대한 여신 규모가 가장 큰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3분기 실적에 모뉴엘 법정관리에 따른 충당금을 반영한다.
우선 기업은행은 모뉴엘 관련 충당금을 420억원 규모로 책정했으며, 오는 31일 예정된 실적발표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또 지난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288억원과 24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농협·대구·부산은행 등은 아직 충당금 적립 규모와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농협은행은 신용대출 규모가 약 19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를 4분기에 충당금으로 적립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DGB금융과 BS금융은 4분기에 각각 35억원과 29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6개 은행의 충당금 규모만 해도 총 1202억원이며, 여기에 1000억원대 이상 여신을 내준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그리고 비교적 소규모지만 수십억원대 대출을 실행한 수협·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까지 포함하면 은행권 충당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충당금은 각 은행의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3분기 29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내부에선 "외환은행의 모뉴엘 충당금으로 3000억원대가 깨졌다"며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기업은행 역시 올해 3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2568억원(와이즈에프앤)으로 지난해 3분기(2160억원)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판 등장한 모뉴엘 이슈로 실적 발표를 눈앞에 두고 비상이 걸렸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번 사건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모뉴엘은 지난해 6월 30억원 규모의 여신을 모두 회수했고, 우리은행 역시 '비정상거래' 가능성을 감지하고 최근 2년간 850억원대의 여신을 전액 회수했다.
한편 최대 여신을 보유한 기업은행을 비롯한 관련 은행들은 실무진을 중심으로 채권단협의회를 진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법원에서 주채권은행 선정 등 채권단 구성 관련 결정을 내리면, 향후 채권단을 중심으로 처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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