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 커진 원화..석 달 만에 4.1% 절하
미국의 양적완화(QE) 종료 및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원화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기 대비 변동성이 신흥시장국 중 가장 컸다. 석 달 만에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4.1% 떨어진 것도 특징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4.4원, 전일 대비 평균 변동폭은 3.0원으로 전분기(3.7원, 2.5원)에 비해 확대됐다. 달러-원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0.29%으로 전분기(0.24%)보다 0.05%포인트 커졌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브라질 등 10개 신흥국 중 전분기 대비 변동성이 가장 큰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주요20개국 평균 변동률은 전분기 0.28%에서 0.30%로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주요20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유로화 사용, 15개 통화) 중 9번째로 변동률이 높았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9월말 현재 1055.2원으로 전분기 말(1011.8원)보다 43.4원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석 달만에 4.1% 절하된 것이다. 위안화를 제외한 G20개국 통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원화의 절하율은 G20개국 중 10번째로 높았다.
지난 7월 3일까지만 해도 달러-원은 1008.5원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8월 7일 1037.6원까지 반등했다. 8월 기준금리 인하 후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 약화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다시 하락해 8월말 1014.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9월 들어서는 다시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엔화 약세 우려로 9월말 1055.2원까지 치솟았다.
원화와 엔화 가치가 둘 다 하락했지만, 엔화 가치 하락 폭이 더 커지면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4.8원으로 석 달 전보다 34.0원 하락했다. 원화의 가치가 100엔당 3.5% 절상된 셈이다.
은행 간 시장의 외환거래 규모(외국환중개회사 경유분 기준)는 하루 평균 197억7000만달러로 전분기(192억3000만달러)에 비해 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외환스왑이 104억4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현물환(78억2000만달러), 기타파생상품(14억9000만달러), 선물환(3000만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는 101억달러 순매입에서 18억달러 순매도로 전환됐다. 조선 및 중공업체의 수주가 전분기보다 증가한 데다 환율 반등 과정에서 수출기업의 환헤지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비거주자의 역외(NDF) 시장 거래는 160억8000만달러 순매도에서 220억9000만달러 순매입으로 바뀌었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면서 달러 매수가 증가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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