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재발을
막자고 외쳐왔는데, 그렇다면 이제는 다리나 건물들에 대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하루 평균 4만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전주 삼례교. 도로 곳곳에 난 구멍을 땜질해 표면이 누더기 옷처럼 변해 있고 다리 밑에는 구멍을 간신히 메운
나무판이 덧대져 있다.
"파괴가 일어난 곳 100여
곳을(덧대서..)" 밑으로 KTX나 무궁화호 등 열차가 통과하는 또 다른
다리. 부식된 철재 구조물이 기차 위로 떨어지면서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강희종/시설물 유지 관리 전문가는 "지금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될 정도입니다. (잔해물이 떨어져) 기차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두 곳의 다리는 시설물 상태 평가에서 즉각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
총 다섯
가지 등급으로 분류되는 평가 등급에서 이처럼 관리 부실로 위험 진단을 받은 시설물은 시장이나 아파트 등을 포함해 전국에 100곳이 넘고있다.
김영동/D등급 시장 상인은 "슬레이트(돌판) 같은 거 떨어지면 다치잖아요. 무섭죠."라고 말했다. 건설 후 최소 5년이 지난 시설물의 경우 정기적인 보수가 필요하지만 관리 주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병협/전주시 도로과 계장은
"예산 편성이 어렵기 때문에...(보수 비용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시설물 유지 관리 투자 규모는 건설 투자 총액 대비
14.6%로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시설물 유지
보수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훈/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장은 "신축 위주로 투자를 하다 보니까 투자 비율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방적 차원에서 유지보수 쪽에
투자 비율을 증대해야.."라고 말했다. 관리 소홀로 49명의 사상자를 낸
성수대교 사고가 발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시설물 유지 보수 관리 체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