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월호' 숨진 민간인 의사자 '인정' 논란
[류재복 대기자]
세월호 참사로 숨진 민간잠수사와 탑승 승무원에 대한 추가 의사자 인정이 보류됐다. 자원봉사를 한 민간잠수사는 해경이 임금을 지불할 계획이라는 이유로 결정이 미뤄졌고, 구조활동을 한 승무원은 승객의 진술이 없다는 이유로 보류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제4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사상자는 직무와 관련없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구하다 숨지거나 부상당한 사람들을 뜻하며, 의사상자로 인정되면 보상금 지원 등 예우를 받는다.
이날 회의에서 민간잠수사 ㄱ씨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지만 해경이 자원봉사자에게 임금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여서 의사자 인정이 보류됐다. 승무원 ㄴ씨도 구조활동을 했다는 동료의 진술은 있으나 승객의 진술이 없고, 동료의 진술이 한 달가량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결정이 미뤄졌다. 심사위원회는 의사자 인정의 객관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급박한 상황에서 살신성인을 한 사람들에 대해 소극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에 탔다가 숨진 사무장 ㄷ씨는 관리자로서의 책임 여부를 짚어야 한다는 의견이, 민간잠수사 ㄹ씨는 구조업체와 업무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결정이 미뤄졌다. 복지부는 이들에 대한 수사기관 등의 자료를 보충해 다음 회의 때 의사자 인정 여부를 다시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세월호 사고에서 의사상자로 인정된 사람은 승무원 고 박지영씨(22) 등 3명이다. 현재 진도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병사한 문명수 목사(52)와 단원고 기간제교사 2명, 부상자인 세월호 승객 1명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이날 지난 5월 전남 장성군 효사랑 요양병원 화재 당시 환자를 구하기 위해 불을 끄다 유독가스로 숨진 간호조무사 김귀남씨(53)를 의사자로 인정했다. 지난 8월 강원 인제군에서 물에 빠진 모녀 등을 구하다 숨진 의사 한증엽씨(55)와 1987년 인천종합어시장 내 폐수처리장에서 청소하던 직원을 구하다 숨진 박용철씨(당시 23세)도 의사자가 됐다. 지난 2월 강원 강릉시에 내린 폭설을 치우다 골절상을 당한 이은국씨(54)는 의상자로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