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대 기업 세금 3조 감면
지난해 상위 10대 기업들이 번 돈의 12.3%만 법인세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내야 할 세금 중 3조원 이상을 각종 세액공제 등으로 감면받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8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금액 상위 10대 기업은 납부해야 할 법인세 7조 2246억원 중 3조 1914억원을 감면받아, 법인세 공제 비율이 무려 44.1%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이들 대기업에 깎아준 세금만 무려 10조 8700억원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법에서 정한 세율에서 각종 공제, 면세 금액을 빼고 실제로 낸 세금의 비율인 법인세 실효세율은 12.3%로 최고세율인 22%보다 9.7% 포인트나 낮았다. 더구나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법인세율 인하 등 감세 정책의 영향이다.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2008년 18.7%에서 2009년 16.3%, 2010년 11.4%, 2011년 및 2012년 13.0% 등으로 6년 새 6.4% 포인트나 떨어졌다.
10대 기업이 받은 법인세 공제·감면 규모도 크게 늘었다. 2008년 1조 7788억원이었던 법인세 감면액이 지난해 3조 1914억원으로 6년 새 79.4%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10대 기업의 법인세 납부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은 2008년 28조 1034억원에서 지난해 32조 8422억원으로 늘었지만 실제로 낸 법인세는 같은 기간 5조 2600억원에서 4조 332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재벌 대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낮아지자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현행 17%에서 18%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위권 밖의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실효세율이 18% 이상이어서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지금보다 1% 포인트 올려도 상위 10대 기업 이외의 기업들이 내는 세금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극심한 재정부족 상황에서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이 12.3%에 불과하다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다”면서 “최저한세 인상과 초대기업에 대한 공제제도 정비는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지적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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