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4명이나 '난립' 다자구도 속 중도후보 단일화
[류재복 대기자]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뽑는 오는 9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대표 선출이
계파간 세대결로 흐르고 있다. 분란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에서 초반부
'합의추대론'이 고개를 드는 듯 했지만, 친노(친노무현)·범 구주류 대 비노(비노무현)·신주류간 대리전 구도로 전선이 형성되면서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당연직 비대위원이 되는 원내대표 선거의 향배는 향후 당내
역학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내년초 당권경쟁의 전초전 양상을 띠며 계파간 복잡한 수싸움 속에 양보없는 힘겨루기를 예고하고
있다.
당 차원에서 계파정치 해소를 최우선 혁신 과제로 꼽고
있지만, 정작 또한차례의 계파간 격돌의 회오리로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원내대표
경쟁구도는 최종적으로 4파전 구도로 잡혔다. 친노·범 구주류 그룹의 우윤근, 이목희 의원과 신주류 그룹의 이종걸, 주승용 의원이 후보로 나서면서
'2대2'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신주류 쪽이 후보 단일화 원칙에 합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신주류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경쟁 구도는 3파전으로 재편된다.
지역별로는 우 의원과 주 의원은 호남 출신이며, 이종걸 이목희 의원은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친노·구주류 후보군의 경우 3선의 우 의원은 중도온건, 재선의 이 의원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당초 두 사람은 이날 회동을 하고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었으나 두 사람 다 출마 의사가 강해 일단 둘다 출사표를 던졌다.
한때 합의추대 대상으로 거론됐던 우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서 박 전 원내대표와
함께 세월호법 협상을 주도해온 점이 협상의 연속성이란 측면에선 장점으로 꼽히지만, 일부에서는 '미완의 협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및 강경파 초재선그룹이 주축을 이룬 '더 좋은 미래' 소속인 이 의원이 출마 명분으로 내세운 것도 세월호법 후속 협상 등에서의 야당성 회복이다.
이 의원은 이날 더좋은 미래 및 민평련 모임에 각각 참석,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는 신주류측의 세규합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의 비대위 불참으로
내부에서 '소외론'이 확산되면서 원내대표 경선에서마저 밀리면 주도권을 완전히 내줄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들 그룹 내에서 4선의 이종걸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결심을 굳힌 가운데 김 전 대표의 측근인 3선의 주승용 의원도 고심 끝에 가세했다. 중도온건파 의원 모임인 민집모는 이날 낮 정례 오찬회동에서 후보 선정 문제를 논의한 끝에 중도파 후보
단일화라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이 자리에서 단일 후보를 가리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일단 이들 두 명 모두 후보로 등록한 뒤 경선 직전까지 단일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중도성향 표의 확장성을 최대한 키운 뒤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나 순조롭게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다소 불투명해 보인다.
후보 단일화의 향배와 함께 1차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계파간 합종연횡 등이 최종 결과를
가르게 될 전망이다. 선거운동 기간이 7∼8일 이틀밖에 되지 않아 '개인기'를 내세운 후보들의 득표전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