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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지출 금융위기 수준…`불황형 흑자' 역대 최고(종합)

posted May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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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지출 금융위기 수준…`불황형 흑자' 역대 최고(종합)

 

서울시내의 한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한 시민이 카드를 넣고 있다.<<연합뉴스DB>>

가계지출 4년만에 첫 감소…술값 지출 10.1% 늘어

 

고소득층 지갑 닫아…소득 분배지표는 다소 개선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박수윤 기자 = 가계의 소득과 지출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늘었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불황형 흑자'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 빈부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 소득증가율 2009년 3분기 이후 최악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19만3천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7% 늘었다.

이는 2009년 3분기 -0.8%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소득 증가율이다.

명목 소비지출은 254만3천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1분기(-3.6%) 이후 첫 감소다.

소득과 지출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기준으로는 소득이 0.3% 늘었고 소비는 2.4% 위축됐다.

항목별 소비지출을 보면 의류·신발(4.8%), 주거·수도·광열(3.0%), 보건(2.9%), 교통(1.9%), 통신(1.8%), 오락·문화(3.3%) 등에서 늘었다.

교육(-6.9%)은 정규교육(-16.5%) 부문의 지출 감소로 크게 줄었고, 복지시설(-56.2%)이 포함된 기타상품·서비스(-12.3%)도 지출이 축소됐다.

정규교육에는 누리과정이 시행된 유치원 교습료가, 복지시설에는 무상보육이 확대된 어린이집 보육료가 포함된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올해 영유아 보육비 지원이 전 계층으로 확산해 소비지출이 낮아졌다"며 "다만, 보육비·유치원비 등 정책효과를 제외하더라도 1분기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0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로 가구·조명(-11.4%), 가전·가정용기기(-4.5%)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내구재가 포함된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0.5% 하락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도 명목으론 1.6% 줄었으나 실질로는 3.4% 감소했다. 육류·신선수산물 등의 물가안정 영향도 있지만 경기침체로 먹거리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주류·담배 지출은 2만7천원으로 2.7% 줄었다. 주류 지출이 10.1%나 늘어난 가운데 담배는 8.8% 감소했다. 경제 여건이 취약한 상황에서 술값을 많이 썼고, 흡연 규제 강화 여파로 담배 소비는 줄어든 것이다.

비소비지출은 80만2천원으로 1.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이 월평균 9만3천원(-3.3%) 줄었다. 연금(5.9%)과 사회보험(6.6%)은 늘었고, 경상조세는 0.6% 감소했다.

<그래픽/> 가계 명목ㆍ실질소득 증가율 추이
<그래픽> 가계 명목ㆍ실질소득 증가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19만3천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7% 늘었다. kmtoil@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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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39만1천원으로 1.7% 증가했다.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액은 84만8천원을 기록, 1년 전보다 10.8%나 늘어났다.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흑자율은 25.0%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75.0%로 2.1%포인트 감소했다.

박경애 과장은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소비를 줄이다 보니 흑자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1분위 저소득층 소득 6.7%↑…분배지표 개선

분배 측면에서 보면 다소 개선 추이를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더 큰데 따른 영향이다.

분위별 소득을 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에서 6.7%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지출은 1.8% 줄여 적자가구 비중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2~5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0.9~1.7%로 1분위 소득 증가율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분위에서는 근로소득(6.5%)과 사업소득(10.3%) 모두 증가했으나 2~5분위의 사업소득은 감소하거나 낮은 증가율(-1.5~1.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공근로사업 등 정부 정책이 저소득층 가계에 도움을 준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소비지출의 경우 3분위(1.7%)와 4분위(1.1%)는 증가하고, 1분위(-1.8%), 2분위(-1.3%)는 감소했다. 특히 최고소득 계층인 5분위도 소비를 1.8%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율은 1분위가 소득의 증가와 소비지출의 감소 여파로 -23.7%로 13.6%포인트 가량 적자폭이 줄었다. 5분위는 40.4%로 흑자율이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지난해말 기준 전체가구(1인 및 농가포함)의 처분가능소득기준 지니계수는 0.307로 전년 0.311보다 0.004포인트 하락했다.

지니계수는 인구분포와 소득분포와 관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평등하다는 의미다.

상위 20%(5분위)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도 5.54배로 1년 전의 5.73배보다 하락했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도 14.6%로 1년 전의 15.2%보다 낮아졌다.

중위소득 50% 이상 150% 미만으로 산정되는 중산층은 인구의 64%에서 65%로 1%포인트 더 많아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계소득 및 지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흑자액 증가로 소비 여력이 커져, 추경이나 금리 인하 등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하반기 이후에 소비·지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clap@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4 14: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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