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전 채소가격 급등, 늦장마가 원인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8월 늦장마 영향으로 추석을 앞두고 채소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9일까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시금치(4kg/상)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453원으로 7월(1만3천992원)보다 46% 뛰었다. 깻잎(100속/상) 가격도 7월 1만3천799원에서 8월 2만3천43원으로 67%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풋고추(10kg/상)는 3만2천604원에서 4만3천828원으로 34.4%, 열무(4kg/상)는 5천774원에서 6천597원으로 14.3% 각각 상승했다.
지난겨울 따뜻한 날씨 덕에 작황이 좋아지면서 폭락했던 배추(10kg/상) 가격도 지난달 5천893원에서 이달 6천230원으로 5.7% 올랐다. 통상 여름 채소 가격은 7월 장마의 영향으로 비 피해를 보거나 병해충이 돌면서 널뛰기를 하지만 올해는 7월보다 8월에 비가 더 많이 내리면서 뒤늦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가 끝난 지난달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99.8㎜로 올해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의 2배가 넘었다. 이 기간 남부지방 평균 강수량(462.0㎜)은 평년(222.6㎜)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중부와 강원 지역에서도 국지성 호우가 잇따랐다. 특히 8월 폭우는 7월부터 9월까지가 제철인 고랭지 배추에 직격탄을 날렸다. 가을 배추의 주요 산지인 강원도에는 국지성 호우가 지속된 이후 배추 겉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는 속칭 '사금' 현상과 꽉 찬 배춧속에 빗물이 고이면서 썩어들어가는 '꿀통 현상'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통 평당 7∼8통에 달했던 배추 수확량이 절반 수준인 3∼4통 수준으로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고랭지 배추 수확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뛰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김장용 배추로 사용될 가을 배추의 정식이 늦어진 점이다. 8월 중순에 이뤄지는 가을 배추 정식이 주산지인 충청도를 비롯한 중부지역에서 되지 못하면서 가을 배추의 전반적인 출하 시기가 최소 1∼2주가량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김장배추 시세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질이 좋은 고랭지 배추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따라 후레쉬센터에 고랭지 배추를 비축했다가 추석 직전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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