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공노할 악마, 노인 요양원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치매 같은 질환으로 혼자 지내기 어려운 노인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요양시설에서 확대받는 노인이 크게 늘어나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장기요양 보험 도입과 함께 노인전문 요양시설이 3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요양시설 평가제도가 허술하게 운영돼 하자있는 시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노인학대 혐의 등으로 경기도 평택의 한 요양원 원장과 요양보호사들이 무더기로 입건됐다. 경찰이 입수한 사진 속 피해자들의 모습은 끔찍할 정도다. 80대 치매 환자 심 모 씨는 밤마다 침대에 사지가 묶여야 했다. 요양보호사들이 퇴근하면서 결박해 놓은 것이다. 외상으로 눈과 다리가 퉁퉁 부어 있던 70대 할머니들은 요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 됐다.
[평택경찰서 관계자 : 간호조무사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계속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는데, 요양원 쪽에서 방치한 거예요.]
정부 조사결과 요양시설 내 노인 학대는 최근 5년 새 5배로 급증했다. 학대 유형으로는 방임이 가장 많았고 욕설을 비롯한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 순이었다. 치매 노모를 요양원에 맡겼던 이 50대 남성은 석 달 전 노모가 '매를 맞았다'고 말해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요양원 CCTV 화면을 확인한 뒤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성 요양보호사가 병든 노모를 때리는 장면이 생생하게 포착됐기 때문이다.
[박00/요양시설 학대 피해자 아들 : 처음에는 원장이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우리 요양원은 학대라든지 그런 일이 전혀 없는데 무슨 일입니까' 그러다가 사실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이00/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부장 : 폭력 전과를 가진 이들이 요양보호사로 취업을 해서 노인들을 폭행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노인학대에 관련된 인식이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요양시설 종사자의 학대나 방임은 피해자 가족의 신고나 내부고발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국이 2년에 한 번씩 요양시설을 정기 평가하고는 있지만 형식에 그치고 있는 게 문제다.
[사회복지사/요양시설 노인학대 내부고발자 : 서류만 완벽하게 해놓으면 우수등급이 나와요. 거기(노인 학대 요양시설)도 평가를 최우수 등급을 받았어요.]
한 해 건강보험 재정 1조 6천억 원이 요양시설에 지원되고 있지만, 당국의 정기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도 제재나 불이익을 받은 시설은 지난 5년간 단 한 곳도 없다.
[남은경/경실련 사회정책팀장 : 요양시설의 경우 신고제로 운영되고 평가제도를 통해서 낮게 평가되어도 제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질 관리를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양시설과 종사자에 대한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유명무실한 지금의 평가제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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