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아들, 폭행·성추행 파문 확산
야당·시민단체 "철저 조사" 촉구
[류재복 대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 군부대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의 가해 병사라는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 사이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남 지사는 17일 아들을 대신해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과문을 올린 데 이어 경기도청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까지 열어 머리를 숙였지만 파문은 계속 확산되는 모양새다.
남 지사의 장남은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에서 군 복무중 후임병 폭행사건에 연루돼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다음 포털 누리꾼 '느티나무처럼'은 관련 기사에 '사퇴만이 답입니다. 그냥 정계를 떠나세요'라고 비판했다. '열혈남아'도 '아들 징역 보내시고 도지사 사퇴하세요. 그나마 그것이 최소한의 책임있는 행동이 아닐까요?'라고 적었다.
누리꾼 '존재'는 '좋은 부모 밑에 좋은 자식이 난다. 자식의 잘못은 부모의 잘못이다'라며 남 지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카푸리썬'도 '자식은 부모의 거울입니다. 아들이 아버지 닮지 누굴 닮았을까요?'라며 남 지사를 겨냥했다.
남 지사가 지난 15일 한 중앙일간지에 "군 복무 중인 아들이 가혹행위 가해자가 되는 것 아닌지 좌불안석"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데 대해서도 비난 여론이 일었다.
남 지사는 기고글에서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를 소개한 뒤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병장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남 지사는 이날 오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사건을 언제 처음 접했냐는 질문에 "지난 13일 헌병대로부터 연락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시간 순으로 볼 때 아들 소식을 접한 이후에 언론 기고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아들의 비행을 13일에 알고 있었다면 15일자 신문 기고글은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고 다른 누리꾼은 '평소 그렇게 우려했다면 아들의 됨됨이가 그렇다는 말인가'라고 비난했다.파문이 확산되자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일제히 철저한 조사와 엄정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 "사회지도층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 남 지사의 아들이 우리 사회가 그토록 추방하자고 외치는 군내 폭력행위에 연루된 것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인과 아버지인 남 지사의 사과하는 것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것은 군 당국이 엄정하게 수사해서 처벌하는 것"이라며 "군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와 그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민진영 사무처장은 "도지사의 아들, 혹은 차기 대권주자라는 이유로 축소 수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문제가 있다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다산인권센터 안병주 활동가는 "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타나 가혹행위는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가해자가 누구든간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가해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남 지사는 이날 오전 중부전선 군부대에서 발생한 폭행·성추행 사건의 가해 병사가 아들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남 지사는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모든 것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며 "제 아들은 조사결과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아버지로서 저도 같은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거듭 사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