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제조건 없는 남북관계 실천 강조"
김양건,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조화 전달시 밝혀
[류재복 대기자]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는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핵 문제가 거론된 것에 불만을 표출하며 전제조건 없는 남북관계 실천을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북측 화환을 전달받으러 개성공단을 방문, 김 부장을 만나고 돌아온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내용을 포함한 대화 내용을 전했다.
박 의원은 "(김양건은) 핵 폐기에 대한 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핵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전제조건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양건은 남북 환경협력 등이 포함된 경축사에 포함된 대북 제안에 대해서도 "핵문제를 거론하며 어떤 것들을 하자고 하는 내용이 실현될 수 있겠느냐라고 (평양에서) 의심을 한다"고 언급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김 부장은 또 을리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감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군사훈련도 왜 하필이면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하려 하는가. 미국과 한국이 이걸 추진하면서 우리 실탄연습에 대해 떠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정세를 악화시키는 모험을 하지 않아야 진심이 통하고 화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김 비서가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김 비서는 '상호 간에 양측이 노력해야 하는데 진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자꾸 생긴다. 남쪽에서 하는 소리가 반가운 소리가 없다'라면서 '방송과 언론도 자꾸 시비를 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도 격노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양건은 "6·15선언이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선언인데 빛을 보지 못하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민족의 기쁨을 위해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선대가 바라는 내용일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박 의원은 덧붙였다. 김양건은 그러나 이날 면담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 인천아시안게임 참여 문제와 같은 구체적인 현안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한편, 북한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옆 북측 개성공단 총국사무소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의 조화를 우리측 차량으로 옮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