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높아도 원하는만큼 월급 못받아
학력 높을수록 고임금은 옛말
[류재복 대기자]
대학원 졸업 이상 구직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임금을 못받고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자들의 눈높이가 높은 탓도 있지만 소위 질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학력이 높을수록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일반적인 통념이 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대학원졸업자 이상의 임금충족률은 98.6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충족률은 구직자의 평균 희망임금 대비 채용 기업들이 제시한 임금의 비율로 100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구직자가 원하는 임금 액수보다 실제 받는 급여가 적다는 뜻이다.
학력별 기준으로 대학원졸 이상 구직자의 임금충족률이 유일하게 100을 밑돌았다. 고졸 취업자가 110.4로 가장 높았고, 전문대졸 106.6, 대졸 104.8, 중졸이하 104.3을 각각 기록했다.학력이 낮을수록 기대임금이 크지 않은 경향도 있지만 고학력 청년들의 눈높이를 채울만한 일자리가 제한돼 있는 현실에서 구직자들에게 기업들이 그다지 높은 임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학력 인플레'로 불릴 정도로 고학력자 절대 수가 늘어나면서 학력이 높을수록 임금을 많이 받는다는 상식도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저임금 근로자 중 대졸 이상 근로자 비중은 올 3월기준 2014년 21.6%로 2010년 3월 19.1%, 2007년 3월 17.1%에 비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의한 저임금 근로자는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금액으로는 올해 기준으로 월 127만원 수준이다.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저임금 근로자 중 고졸의 비중이 가장 높지만 대졸 이상의 비중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고학력자의 임금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청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무작정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 취업 준비에 몇년을 쏟는 낭비적인 요소를 없애고, 청년들이 자기 적성을 일찍 찾아 사회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업종별 임금충족률은 보건 및 의료직이 143.5로 가장 높았다. 희망급여보다 약 1.5배 가까운 급여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어 경비 및 청소 관련직(126.5), 교육 및 자연ㆍ사회과학 연구직(119.5) 등이 높은 수준의 임금충족률을 보였다.
반면 음식서비스 관련 종사자들의 임금 충족률은 47.4에 그쳐 희망 급여보다 실제로 절반도 임금을 못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률ㆍ경찰ㆍ소방ㆍ교도 관련직(74.1), 금융ㆍ보험 관련직(75.5), 화학 관련직(78.9)과 같은 직군들도 임금 충족률이 여타 업종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