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선후보 대변인 출신으로 두번째 도전
[류재복 대기자]
지난 2008년 MBC 보도국장 재임 중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하다가 친정을 떠났던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 출마했다가 당내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던 박 당선인은 두 번째 도전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 것이다. 정의당 천호선 전 후보와의 3파전으로 선거를 시작해 이번에도 당선이 쉽지 않아 보였지만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기동민 전 후보의 사퇴가 천 전 후보의 사퇴로 이어지며 우여곡절 끝에 당선됐다.
첫 도전 당시에는 본선 출전 기회가 허락되지 않았지만 당은 뉴스 앵커와 '100분 토론' 진행자를 지내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박 당선인을 붙잡아두고자 총선 선대위 홍보본부장직을 제안했고 박 당선인도 이를 받아들여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미디어 특보를 거쳐 캠프 공동대변인으로까지 활약한 박 당선인은 이 기간에 '정치인' 박광온의 입지를 다지며 차분하게 재도전의 기회를 기다렸다.
당이 대선에서 패하고 나서는 잠시 당과 멀어지는 듯했으나 지난해 5월 김한길 대표 취임과 동시에 홍보위원장에 임명돼 60년 민주당 역사에서 최초로 당의 상징색깔을 파란색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두지휘한 뒤 올해 초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대선 승리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단독회동에 배석했던 그는 지난 3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당을 알리는 기자회견 현장에서도 사회를 본 덕에 자신을 스스로 '통합 대변인'으로 부른다.
정치사에 남을 굵직한 두 번의 단일화 과정을 바로 옆에서 함께한 박 당선인은 김한길 대표와 당내 최대 주주인 '친노무현 세력'의 대표격인 문재인 의원의 의중을 두루 읽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 중 한 명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당직을 수행하는 동안 '적이 없다'고 할 만큼 온화한 성품으로 당내 의원들과도 교분을 쌓아온 박 당선인이 원내에 들어오면 대립이 심한 새정치연합 내부의 계파 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박 당선인의 원내진입으로 새정치연합내 MBC 출신 의원은 1명도 불어났다. 당내 MBC 출신 현역의원은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해 노웅래, 신경민 의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