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전문가가 보는 7·30 재보선 예측
수도권과 전남 순천·곡성 경합
[류재복 대기자]
7·30 재·보궐선거를 목전에 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야 어느 쪽의 승리도 낙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야권연대 이후 수도권의 판세와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뛰고 있는 전남 순천·곡성의 전망이 엇갈렸다.전문가들은 "야권표의 분산을 막으면서 일정부분 영향을 줄 것"(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이라거나 "야권연대가 골든타임을 놓쳐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이라면서 의견이 나뉘었다.
야권 단일화 효과 '수원·평택'에 영향
27일 이데일리가 여론조사 전문가 5명을 상대로 15곳의 재보선 판세를 분석한 결과, 야권 단일화 효과는 서울보다 수원과 평택에서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서울 동작을 선거구는 5명의 전문가 중 2명이 경합, 3명은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노회찬 정의당 후보보다 우세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원을(권선)은 1명의 전문가만 경합으로 보고, 4명은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수원병(팔달)과 수원정(영통)은 대부분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평택을은 정장선 새정치연합 후보가 우세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수도권 중 유일하게 김포만 야권연대의 힘이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4명의 전문가는 김포에서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가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야권연대가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야권은 연대에 희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선 야권연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지적했다.
호남서 '여당 후보' 첫 당선되나
재보선 지역 중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곳은 동작을과 함께 전남 순천·곡성이다. 5명의 전문가 중 1명은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1명은 경합, 나머지 3명은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가 우세하다고 답했다.이른바 '왕의 남자' 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이곳은 사전투표에서 13.23%로 전국 15개 선거구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지금껏 나온 여론조사의 지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후보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쳤다. 그는 "전통적으로 2번을 찍는 습관과 이 후보를 지지하지만 숨어 있던 표가 드러나면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처음에 순천·곡성에서 이 후보를 부정적으로 봐서 '선전할 것이다' 정도로 봤는데, 지금은 '역전할 수 있다'까지 온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빙지역 결과, 최종 '투표율'이 변수
역대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았다. 투표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재보선의 투표율은 평균 35%대다. 투표율이 낮을 때는 조직력을 갖춘 정당이 유리하다. 직전에 어느당 소속 조직이 많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이번 재보선은 여름휴가와 겹친 탓에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하지만 사전투표율이 7.98%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다만 재보선의 특성상 지역별로 투표율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동작을, 수원정, 수원병 등 박빙지역은 투표율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지역에서 최종 투표율이 35%를 넘기는지 여부에 따라 여야 간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