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7.98% 역대 최고
[류재복 대기자]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제도 도입 이후 최대치인 7.98%로 집계됐다. 투표일이 늘어난데 따른 단순 유권자 분산인지, 최종 투표율 상승의 '전조'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여야도 높은 사전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26일 이틀간 전국 선거구 15곳에서 진행된 재보선 사전투표율이 평균 7.98%로 최종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3년 4·24재보선(6.93%)과 10·30재보선(5.45%)에 비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더욱이 이번 선거가 여름휴가 극성수기에 잡힌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선관위 관계자는 "6·4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사전투표에 대해 홍보가 많이 된 것이 높은 사전투표율이 나온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남 순천·곡성(13.23%)과 서울 동작을(13.22%)이 사전투표율 1∼2위를 차지했다. 동작을은 야권 단일화로 주목도가 높고, 순천·곡성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바람으로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해석하느라 분주했다. 새누리당은 순천·곡성 지역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인 만큼 기존과는 다른 표심이 반영되지 않았느냐는 해석이다. 민현주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다"면서도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던 동작을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후보 단일화를 통한 야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사전투표율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새정치연합은 투표율 상승에 고무된 모습이다.
한정애 대변인은 "동작을처럼 야권의 관심도가 높은 지역에서 사전투표율이 월등히 높은 것에 주목한다"며 "세월호특별법 처리에서 보여준 국회의 의무 방기, 유병언 시신 발견에서 보인 검·경 불협화음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움직임이 반영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휴가철이 아니었다면 선거 당일에 투표했을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작동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선관위는 여름 휴가철과 역대 재보선 투표율을 감안하면 최종 투표율이 30%만 넘어도 사전투표가 효과를 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전투표가 실시된 지난해 4·24재보선 최종 투표율은 41.3%, 10·30재보선 최종 투표율은 33.5%였다. 4·24재보선 투표율이 유난히 높았던 것은 당시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가 동시에 출마해 거물들의 여의도 입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전국선거 이후에 치러지는 재보선의 최종 투표율은 낮았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그해 7월 치러진 7·28재보선 투표율은 34.07%였다. 2006년 7·26재보선은 24.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