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가파른 고령화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 흐름에 따라 고용시장도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50세 이상 근로자가 20대와 30대 근로자를 더한 것보다 많아졌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60세 이상 근로자는 364만3000명으로 전체 근로자(2579만명)의 14.1%를 차지했다. 이는 14.0%에 그친 20대 근로자(361만4000명)보다 많다. 60세 이상 근로자가 20대보다 많은 것은 고용동향조사가 시작된 1963년 이래 처음이다.
50대 근로자는 올해 2분기 587만8000명으로 22.8%를 기록해 572만1000명으로 22.2%에 그친 30대를 앞질렀다. 50대 근로자가 30대보다 많은 것은 올해 1분기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당시 50대 근로자는 568만4000명으로 30대(567만2000명)를 처음 추월했으며, 2분기에 격차를 더 벌렸다.
이에 따라 50세 이상 근로자 수도 처음으로 20·30대를 추월했다. 올해 2분기 50세 이상 근로자는 952만1000명으로 20·30대(933만5000명)보다 18만6000명 많았다. 연령대별 취업자 비중에서도 고령화가 나타났다. 2004년 2분기만 해도 20대가 19.1%, 30대가 27.4%, 50대가 14.7%, 60세 이상이 10.3%로 젊은 근로자 비중이 컸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20대 14.0%, 30대 22.2%, 50대 22.8%, 60세 이상 14.1%로 높은 연령층의 비중이 확대됐다.이런 흐름은 인구구조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저출산에 따라 젊은층 인구가 대체로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 인구는 늘어났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연령대가 고령층으로 이동했다. 교육비 부담과 기대여명 상승에 따른 노후 준비 때문에 은퇴를 늦추고 돈벌이를 하는 고령층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2분기 20대 실업률이 9.5%로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상승하는 등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청년층은 첫 직장을 좋은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이는 처음에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면 정규직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나 번듯한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일자리 사다리'의 부재에 따른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스포츠닷컴&추적사건2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