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재력가 송 씨, 400억대 대출받아
김형식 석달 뒤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 발의
주변선 “宋씨, 염창동 땅 용도변경 확신한 듯”
[류재복 대기자]
서울시의원 살인교사 사건의 피해자 송모 씨(67)가 지난해 초 거액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집중적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수사당국과 송 씨의 지인들에 따르면 송 씨는 2012년 10월∼2013년 1월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 2, 3곳에서 총 456억520만 원을 대출받았다. 2012년 12월에는 서울 강서구 염창동 토지와 클럽 베스티아(옛 강변 스포렉스) 건물을 경매로 낙찰받아 호텔 신축을 계획했다.
그러나 스포렉스 회원권 보유자들이 가입금 보상을 요구해 소송이 붙었고 송 씨는 건물의 용도변경 및 신축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금전적으로 합의를 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공교롭게도 송 씨가 거액을 대출받은 지 3개월 뒤 김형식 서울시의원(44)은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주택과 산업지역이 혼합된 준공업지역에 호텔급 생활숙박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이 안이 통과되면 강변 스포렉스 터에 호텔 준공이 가능해진다. 송 씨의 지인은 "송 씨가 용도변경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대출을 많이 받은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또 김 의원이 지난달 24일 경찰에 체포될 때 차량 조수석 서랍 속 100만 원짜리 수표 3장을 포함해 현금 1000만 원을 지니고 있었던 사실이 새로 확인됐다.한편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송 씨가 금전출납 내용을 기록한 '매일기록부'의 일부를 18일 공개했다.
이 장부는 송 씨가 2006년 7월부터 피살 직전인 3월 1일까지 작성한 것으로 황토색 겉면에 A4용지 크기의 노트 형태였다. 매일기록부에는 송 씨가 직접 쓴 '날짜' '지출 명목과 금액' '총액'이 적혔고 '비고'란에는 특이사항을 적었다. 한 줄 안에 작은 글씨로 '100만 (원)' '○○○ 검사'를 위아래로 적어두는 식이다. 그날 지출한 금액을 1원 단위까지 기록했다.
자신만의 암호 코드인 A, B, C를 표시해 놓기도 했다. 그러나 기록부의 일부를 낱장으로 뜯었다가 다시 스테이플러로 고정시킨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돼 훼손 의혹도 제기된다.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송 씨의 인생이 담겨 있다. 통상의 금전출납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찰본부는 또 송 씨 소유 건물에 성매매 알선을 한 업주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던 시기와 A 검사에게 돈을 줬다는 시기가 겹친 정황을 포착하고 A 검사에게 사건 해결 청탁을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