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승부 가를 4대 관전 포인트
동작을·수원정 야권연대 성사 여부
순천·곡성 도전 與이정현 성적표…충청 민심 향배는 어디로
[류재복 대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재·보궐선거로 '미니 총선'으로도 불리는 7·30 재보선이 20일 꼭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무승부로 끝난 6·4 지방선거의 연장전이고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인사 파동으로 현 정부 중간평가 성격이 더해져 정치적 의미가 커지면서 여야는 양보 없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 초반에는 세월호 참사에 이은 '인사 참사'로 여당의 패색이 짙었으나, 중반 들어 새정치연합의 '전략 공천' 잡음으로 야당에 수도권 전패 위기감이 감도는 등 선거 분위기는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주 후반 실시될 사전투표를 앞두고 선거판을 뒤흔들 막판 변수로 꼽히는 수도권에서의 '야권 연대'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3곳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수원 대첩'의 결과, 호남에 출마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선전 여부,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야권이 싹쓸이한 충청 민심의 향배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서울 동작을 야권연대 가능할까
서울의 유일한 선거구로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동작을 보궐선거는 야권 연대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야권표를 나눠 가지면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은 정의당이 제안했던 '당 대 당' 야권연대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고, 정의당에서는 '후보 별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야권이 수도권에서 전멸하면 양측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막판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21일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고 금주 후반 사전투표가 실시되기 때문에 야권 연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1차 마지노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야권 연대의 향배는 늦어도 이번주에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원 패키지 선거 누가 웃을까
수원은 선거구 4곳 중 3곳에서 한꺼번에 선거가 치러져 이른바 '삼각 벨트'로 묶이면서 한 곳의 판세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수원 대첩'의 승패는 전체 선거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는 선거운동 기간 수원을 가장 많이 찾는 등 다른 지역보다 몇 배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거물급'인 새누리당 임태희(수원정), 새정치연합 손학규(수원병) 후보가 각각 지역사령관을 맡아 '양 날개'를 이끌고 선거를 총괄 지휘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수원에서 최소 2곳 승리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야당의 '정치 철새' 후보가 아닌 여당의 '지역 일꾼'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수원을(권선)에서 18대에 이어 재선 도전에 나선 정미경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내리 5선을 한 수원병(팔달), 임태희 후보의 출마로 '해 볼만한 지역'이 된 수원정(영통) 중 한 곳은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 지역은 없지만 내심 당의 거물인 손학규(수원병) 후보를 포함한 두 명의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검사 출신 백혜련(수원을) 후보와 뉴스 앵커 출신으로 인지도와 확장성에 강점이 있는 박광온(수원정) 후보가 '인물론'으로 승부한다면 한 곳 정도는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단, 수원정(영통)의 경우도 박 후보와 정의당 천호선 후보 간 야권연대 여부가 막판 큰 변수다.
◇호남, 野 싹쓸이냐 '朴의 남자' 이변이냐
전남 순천·곡성은 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지만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여당 후보로 고향(곡성)에 출마해 선전하고 있어 지역주의 벽을 허무는 이변이 일어날지 관심거리다.
현재 '노무현의 남자'인 새정치연합 서갑원 전 의원과 이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통합진보당 이성수 후보,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구희승 후보까지 가세해 야권표 분열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9∼10일 전남 순천·곡성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응답률 17.8%,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서 후보는 42.4%, 이 후보는 3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당 후보가 30%대를 얻은 것은 처음으로, 50대에서는 서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이 후보는 18대 비례 의원 시절 호남 예산을 챙긴 점을 들며 "호남에 예산 폭탄을 쏟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고, 순천대 의대 유치 공약 등도 나름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서 후보는 이 후보가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임을 부각하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는 한편 야당 지지층 결집으로 '이변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각오다.
◇충청 민심 향배
충남·북과 대전, 각 3곳의 선거구에서 재보선이 치러지는 충청권도 수도권 6곳과 함께 또다른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만큼 민심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 지역 모두 새누리당 몫이었고 현재 판세도 여당 우세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4자리 모두 새정치연합이 차지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양측 모두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세곳 판세가 나쁘지 않다고 분석하는 가운데 내심 전승을 기대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충북 충주에는 충주시장 출신, 대전 대덕에는 대덕구청장 출신을 각각 공천했고, 충남 서산 태안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이 지역 태생인 '정치 신인' 김제식 후보를 내세워 '지역 일꾼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원래 여당 차지였던 세 곳 중 한 곳만 이겨도 '중원 싸움'에서 선전한 것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전승의 여세를 몰아서 토론회 등으로 후보들의 인지도를 올린다면 예상 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