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고려대가 한국인-미국인 부부 교수를 같은 과에 임용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1학기부터 티머시 레빈(51) 교수와 박희선(42·여) 교수 부부를 미디어학부 전임교수로 임명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려대 최초로 동시 임용된 부부 교수다.
학교 관계자는 "두 교수 모두 커뮤니케이션 분야 전문가"라며 "수준 높은 강의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학교가 공을 들여 초청했다"고 말했다.
레빈 교수는 '거짓말 탐지' 분야 권위자로 명성이 높다. 지금까지 1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미국의 수사·안보 기관 등과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2011년 '사람들은 상대방 말의 내용보다 자신감·눈빛 등 태도에 따라 거짓말인지 참말인지를 판단한다'는 내용의 논문으로 전미 커뮤니케이션학회 '베스트 논문상'을 받았다.
박 교수는 9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연구활동으로 커뮤니케이션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두 사람은 지난 1998년 박 교수가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 하와이대에 유학 갔을 때 교수와 제자로 처음 만나 2∼3년 열애 끝에 2002년 결혼했다.
결혼을 전후해 두 사람은 미국 미시간주립대로 자리를 옮겨 지난 학기까지 함께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박 교수는 "우리 부부는 성격으로나 학문적으로 잘 통해 서로의 연구에 많은 자극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있다"면서 "미시간대에서처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연구실을 배정받아 즐겁고 한국에서의 생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레빈 교수는 "한국 대학들이 부부 교수를 모두 채용하는 일이 흔치 않다고 들었는데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면서 "미국에서 정립한 이론들이 한국 등 동양에도 적용되는지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중부 지역에서 10여년간 한가롭게 지내다 한국 생활을 시작했는데 가는곳 마다 활기가 느껴지고 사회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의 발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7 14: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