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12신고자 개인정보 알려줘

 

[류재복 대기자]

성매매업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112 신고자 개인정보를 포함한 신고내용을 알려준 경찰관이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서울 강남지역에서 유흥업소와 유착돼 부정을 저지르는 경찰관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황은영 부장검사)는 수뢰후부정처사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전직 경찰관 장모(4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또 성매매업자 원모(38)씨와 업소 관리자 김모(34)씨를 구속기소하고 이모(36)씨 등 업소 직원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 112종합상황실에 근무하던 장씨는 강남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던 원씨로부터 112 신고내용과 단속정보를 알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2년 1월부터 최근까지 865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원씨로부터 현금은 물론 고가의 스노보드를 선물받기도 했으며 3개월간 고급 아파트를 제공받아 거주하기까지 했다. 이를 대가로 장씨는 지난 4월 원씨의 업소를 경찰서에 신고한 사람들의 성별과 나이, 전화번호, 신고일시와 위치 등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또 동료 경찰관의 부탁을 받고 유흥주점에 대한 신고내역을 누설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비위사실이 드러나자 파면됐다.

한편 장씨에게 뇌물을 건넨 원씨는 2012년부터 삼성동과 논현동, 역삼동 등지의 고급 오피스텔에 성매매업소 3곳을 차려놓고 약 2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원씨 등은 인터넷 광고를 보고 연락해오는 남자손님에게 성매매여성을 은밀히 연결시켜 준 뒤 성매매대금 12만∼20만원 중 5만원씩 떼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강남지역 유흥주점 및 성매매업소와 유착된 경찰관들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