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희생장병 5명시신 국군수도병원 안치
[류재복 대기자]
동부전선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김모 하사 등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한 가운데 이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의 시신이 23일 오전 3시쯤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됐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 사고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마치고 전날 오후 9시쯤 수도병원으로 출발했다. 유가족들은 당초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조문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를 미루고 조문 및 장례 절차 등을 추후 결정,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내부적으로 관심병사에 대한 군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성토하고 있다.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5명의 시신은 이날 오전 앰뷸런스 4대에 헌병대 차량과 함께 수도병원에 도착, 곧바로 병원 옆 장례식장으로 향했다.병원 장례식장 분향실 옆 영결식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한 국방부 의무사령부는 유족들과 협의해 조문객을 맞기로 했지만 오전 10시 현재까지 취재진을 비롯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희생자의 친척과 친구들도 장례식장에 자정부터 도착해 출입통제가 풀리길 기다리고 있다.이들은 수도병원 앞에서 분향소가 차려지기를 기다리다 침통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지인이 도착할 때마다 서로 끌어안으며 슬픔을 나눠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수도병원에서 만난 A(21) 상병의 유가족은 "3개월 전 친척의 결혼식장에서 외출 나와 밝게 웃으며 좋아했는데. 그 모습을 본 게 마지막이 됐다"며 "법 없이도 살 착한 아이였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군대가 이 모양이니까 부모들이 어떻게든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느냐"고 한탄했다.
이모(20) 상병의 동생 B 씨는 "형이 지난 5월 중순쯤 휴가 나와서 '부대에 이상한 고참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동생은 "그 고참 때문에 형이 군생활을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부대에서도 그 사병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이에 따라 군당국이 관심병사에 대한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사전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모 일병의 아버지도 사고 1주일 전쯤 아들이 전화해 "군생활이 조금 힘들다고 했다"며 그래서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그냥 제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마시라'고 자세한 얘기를 꺼렸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