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나간 6ㆍ4 지방선거와 다가올 7ㆍ30 재보궐선거를 놓고 '동상이몽'이 한창이다. '무승부'라는 전체 성적표를 받아든 지방선거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나름 만족하는 분위기다.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의 통합 결단 덕분에 전패가 예상됐던 선거에서 선전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 4~5일 지도부와 주변 당직자들은 대부분 "내년까지 두 대표의 임기는 보장됐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선거 다음날부터 당내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이기지 못했다"는 정청래 의원 표현처럼 수도권에서 1승2패, 특히 현직 시장이 나선 인천에서 패배함으로써 박근혜정부를 강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것에 대한 당내 비판이 확산 중이다.
우선 안 대표의 '광주 올인'이 가장 큰 수도권 패배 원인으로 지적된다. 호남권 의원은 "구태ㆍ교체로 집약되는 강운태 후보가 상대로 결정된 후 반사이익이 예상됐는데도 흐름을 읽지 못하고 광주에 집중했다"며 "그렇다고 윤장현 후보의 당선과 안 대표의 재신임을 연결 짓는 지역 민심도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대선주자급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경기 지역 의원은 "안 대표는 문재인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과 손잡고 경기와 인천을 함께 돌면서 선거 막판 바람몰이를 했어야 했다"며 "가장 인기가 높은 정치인들이 각자 돌아다녀 사진 노출도 안되는데 표가 모이겠느냐"고 비판했다.
결국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지도부 자체 평가와 달리 재보선까지 잠시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즉 재보선에 승부수를 다시 띄워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두 대표 입장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 거물을 내보내야 하지만 이들은 향후 견제 세력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무명의 측근 그룹을 출전시키자니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개별 의원들도 처한 입장에 따라 출전 선수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주로 3선 그룹 이상은 '재보선=인지도'라는 현실론을 근거로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김두관 임종석 정장선 등을 언급한다. 한 중진은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은 당조직 간 대결이라 표 확장성이 있는 스타급이 출전해주면 훨씬 수월하게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과 비례 출신 초ㆍ재선 의원들은 국민이 '변화'를 체감하도록 신인을 발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경파 초선은 "자칭 대선주자들을 보면 잦은 지역구 바꾸기, 야권 성향 지역에서만 당선 등 격전지 득표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허동준 동작(을)위원장, 박광온ㆍ금태섭 대변인, 박용진 홍보위원장 또는 젊은 피 수혈론을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