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제일모직'으로 명칭 변경할듯
[류재복 대기자]
상장 계획을 발표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삼성에버랜드가 회사 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인수, 건물관리업 양도, 급식업체 웰스토리 분사 등 일련의 사업재편 작업을 벌여온 삼성에버랜드는 사업재편에 따른 기업이미지통합(CI) 추진 결과 법인명을 바꾼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다음 달 초순 이사회를 열어 법인명 변경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에버랜드의 바뀌는 국내 법인명은 제일모직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3일 발표한 내년 1분기 상장 계획과 관계없이 사명 변경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모직은 1954년 고 이병철 창업주가 설립한 삼성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제일모직은 3월 말 삼성SDI에 흡수 합병되는 것으로 발표돼 사업 법인은 사라지게 되지만 상호는 에버랜드의 새로운 사명으로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12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1조원에 인수했으며, 당시 계약 내용에는 빈폴 등 의류 브랜드뿐 아니라 제일모직이란 상호도 제일모직에서 쓰지 않을 때는 이관해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삼성SDI의 제일모직 흡수 합병은 다음 달 1일 완료된다. 따라서 이후에는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꿔 상호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에버랜드는 테마파크 브랜드로 존속된다. 에버랜드는 1996년 용인 자연농원에서 바뀐 이름이다. 자연농원을 운영해온 중앙개발은 1997년 기업명까지 삼성에버랜드로 변경했다.
한편, 삼성에버랜드의 영문 법인명에는 '삼성(Samsung)'과 '제일(Cheil)'을 둘 다 넣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의 영문 기업명은 '제일 인더스트리스(Cheil Industries)'다.
삼성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제일모직이 모태 기업으로서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되, 해외에서도 통하는 기업명으로는 삼성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넣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