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희생자를 기리는
23회 범국민추모제 서울역 광장에서 열려
희생자 500영정과 함께 참가자 500여명 모여
백기완 선생 등 민주노동운동 인사들 다수 참석
[스포츠닷컴/류재복 대기자]
지난 6월 7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제23회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가 있었다.
이날 열린 추모제에는 민주화 운동, 통일운동, 노동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고인들의 유가족과 각계 단체 소속 회원 등 500여명이 모였다. 사측의 노조 탄압에 맞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산양산센터 분회장의 동료 조합원 50여명과 2009년 벌어진 용산참사 희생자 유족들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주의운동 대변자로 불리는 백기완 선생을 비롯 민주노동운동에 앞장서 온 인사들 다수가 참석했고 추모제 본 행사에 앞서 ‘민족춤패’가 출연한 3인의 추모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한충목 상임공동행사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100여년 한국 현대사는 평형수 없는 배, 기울어가는 배, 구조되지 못하는 배였다”며 “그 아비규환의 나라가 완전히 침몰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헌신하고 투쟁하신 분들이 민족민주열사들이다. 그분들의 영웅적 투쟁이 없었다면 아직도 우리는 군사독재의 총칼 아래 고문과 착취를 당하는 노예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인들의 업적을 기렸다.
그는 또 “입법, 사법, 행정 모든 권력기관에 틀어박힌 관피아와 법피아들, 그들의 우두머리 박근혜와 청피아에 맞서 싸워나가겠다”며 “민족민주열사들이 부디 우리에게 동지를 사랑하고 단결할 수 있는 힘과 박근혜 정권과 목숨을 건 투쟁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는 주제의 시를 송경동 시인이 낭독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작은 열매는 바로 그 열사들의 생명과 바꾼 것임을 잊지 않겠다”면서 “민주주의와 노동해방을 존재 이유로 하는 민주노총은 행동하겠다. 그리고 그들을 가슴에 묻은 가족들 앞에 더 분노하고 행동하겠다고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관피아, 법피아, 청피아에 맞서 싸워나가야”
“대한민국의 현실은 총체적 부실과 혼돈의 극치”
이어 추모영상물 ‘청춘’이 상영되고 ‘평화의 나무’ 합창단이 펼치는 문화공연이 있은 후 유가족들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우리 혈육들은 지난 날 군부독재 타도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분신, 투신, 할복 등의 방법으로 온 힘을 다해 자기 몸을 던져 불의에 항거했다. 혹독한 군부독재와 탐욕스런 자본은 온갖 고문으로 그들을 죽이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들을 탄압하면서 수많은 동지들을 죽였다”고 과거 고인들의 투쟁과 희생을 언급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총체적 부실과 혼돈의 극치다. 가장 먼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해양경찰이 선원들만 구조한 이후 방관하고 있는 광경을 보고 우리나라 정부 권력자들은 국민 안전을 지킬 의지도, 자격도 없음을 깨달았다”며 “4.19 혁명과 6.10 항쟁 때의 각오로 좌초 직전의 대한민국號를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문 낭독에서 이들은 “지난 고난의 시기에 해방을 위해 민중과 항상 함께했던 민족. 민주 열사들의 끈질긴 투쟁을 다시금 기억하며 지금의 제국주의와 수구보수 세력들의 탄압,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 다시 투쟁을 결의할 것”이라면서 “수많은 희생자들을 낳은 세월호 사고의 책임이 박근혜 정권에 있다”며 “정권에 대항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의 비극은 이윤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체제에 대한 경고이자 탐욕의 자본, 무능한 권력에 대해 행동하라는 요구”라면서 “무능한 정권, 관권 부정선거로 당선된 부정한 정권이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다면 민중의 힘으로 퇴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제를 준비한 ‘열사정신 청년계승단’의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노래공연 등 추모공연이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행사장 무대 위에는 군사정권과 자유주의 정권의 탄압 속에 희생된 고인 500여명의 영정 사진이 참석자들과 마주했고 참가자들의 분향 및 헌화를 마지막으로 추모제가 끝났다.
이 추모제는 지난 1990년 노태우 정권에 의한 방해 공작을 뚫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처음 열린 이래 2009년과 2010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리고 있으며추모행사를 마친 참가자자들은 숭례문을 거쳐 대한문까지 이어지는 행진을 진행했다.
한편 추모 기간 동안 각종 거리 행진과 ‘열사 묘역’ 정비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진행된다. 지난달 31일 서울역 광장에서 ‘이남종 열사 정신 계승 거리행진’을 시작으로 오는 12일 종로 보신각 앞 ‘통일열사.희생자’ 추모 거리행진이, 광화문 광장에서는 ‘장애 해방 열사’ 추모 거리행진(날짜 미정)이 열린다. 또 8일과 11일, 29일에는 각각 마석 모란공원 묘역, 천안 풍산공원 묘역, 광주 망월동 묘역을 정비하는 행사가 열린다.
류재복 大記者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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