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현충일 의미 잘 몰라
"나라위해 희생하신 분들 학교교육 시급"
현충일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을사조약 갑오개혁 등에서부터 병자호란까지 다양한 사건들이 등장했다. 세 명 중 한 명이 현충일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했다.
매일경제신문이 이날 서울 시내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 84명을 대상으로 '현충일의 의미'를 설문한 결과 적지 않은 학생들이 현충일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소재 B고등학교에선 35명 중 절반 이상(19명)이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진학 위주 고등교육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 학생은 "쉬는 날 아니냐"며 "관련 인물은 국가 유공자들인 듯한데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현충일 관련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서도 유관순, 안중근, 윤봉길, 6ㆍ25 전사자, 천안함 희생자 등을 일부 적어낸 학생들도 있었지만 모르겠다고 답한 학생이 적지 않았다. 국가보훈처가 정한 현충일 관련 인물은 독립투사, 민주투사(4ㆍ19, 5ㆍ18 관련자), 호국영령(6ㆍ25전쟁~천안함) 등이다. 비교적 정확한 대답을 적어낸 학생들도 "오전 10분간 현충일과 관련해 교장선생님 방송조회를 보고 알게 됐다"고 대답했다.
교육 관계자들은 이런 세태가 주요 공휴일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 커진 결과라고 지적한다. B고교 이 모 교감은 "10년 전까진 보훈처에서 각 초ㆍ중ㆍ고교에 현충원 방문과 함께 묵념과 교육 등을 하면서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겼다"며 "최근까지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아 현충원과 전쟁기념관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올해는 세월호 참사 여파인지 취소된 듯하다"고 말했다.
교육할 기회가 많은 초등학교에서는 정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 C초등학교에선 17명 가운데 13명이 비교적 정확한 대답을 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에선 현충일 같은 공휴일 전날에는 보통 담임선생님들이 조회시간에 따로 아이들에게 공휴일에 대한 의미를 알려준다"며 "학업에 중점이 옮겨지는 중ㆍ고등학교에서는 이런 시간을 따로 내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정확한 의미를 잊게 돼 오히려 초등학생들이 더 자세하게 아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