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차입규모, GDP의 230%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한국경제의 주체 중 가계차입(레버리지) 규모의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의 차입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어서 기업, 가계, 정부를 합친 전체 경제 주체의 국내총생산 대비 차입 규모는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7일 은행회관에서 연 '우리나라의 매크로레버리지 분석과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 경제 전체의 부채문제를 점검했는데 매크로레버리지는 기업, 가계, 정부 등 각 경제 주체의 차입을 총칭하며 거시 경제 전반의 부채규모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였다.
연구원은 2012년 가계, 기업, 정부의 차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30%로 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OECD 회원 28개국의 평균치(271%)보다 낮지만 부문별로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고 가계 부문의 차입 규모는 GDP 대비 86%로 OECD 평균(69%)보다 높은 반면 기업은 109%로 OECD 평균(121%)보다 양호하고 정부 부문(35%)은 OECD 평균(82%)보다 훨씬 낮았다.
2013년말 현재 한은 자금순환 통계를 기준으로 본 기업(금융사 제외), 가계, 정부의 차입 규모는 총 3천112조원이다.금융연구원은 가계부채와 관련해, "2012년 4분기 이후 경기 회복에도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와 50세이상 계층의 상환능력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소득층의 가계소득 증대를 도모하고 서민금융 지원체계의 구축, 성실 회생자 우대를 비롯한 개인채무자 구제제도의 개선 등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금융연구원은 기업 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의 비중은 별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는데 부채비율의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라는 평가다. 또 건설, 도소매, 철강 등 특정 업종의 부채비율은 악화됐다. 연구원이 2만여개 사의 재무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부채비율은 2007년 118%에서 2012년 119%로 큰 변동은 없었다.
그러나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07년 6.3%에서 2012년 4.9%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 지표들은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연구원은 "수익성 악화와 성장세 둔화로 기업의 건전성이 미래에도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며 "특히 급격한 부채비율 증가와 수익성 하락을 겪는 소규모 기업의 부채에 대한 모니터링이 긴요하다"고 평가했다.
외채 통계나 자금순환 통계 등 국내 통계로는 잘 포착되지 않는 해외 현지법인의 채무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연구원이 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 자료를 토대로 해외 현지법인의 차입금 규모를 추정한 결과, 2004년 700억달러에서 2012년에는 1천10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중 본사의 보증을 통한 차입이 4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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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 대상 현지법인은 투자 잔액 기준으로 전체 해외현지법인의 71.3%를 차지한다. 연구원은 "해외 현지법인의 차입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에 걸쳐 꾸준히 늘어 2012년말 현재 전체 해외 현지법인의 차입규모는 1천621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기업 총부채(1천269조원)의 13.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해외 진출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20대 기업만 보면 전체 금융부채 중 해외 현지법인의 금융부채 비중은 이미 2011년 44.0%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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