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들 "선택의 여지가 없다" 협약 체결로 기울어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심재훈 홍정규 김승욱 기자 = STX그룹 주요 계열사가 '준(準) 워크아웃'으로 불리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갈 것이 유력시된다.
다만 지원 범위가 회사채 투자자까지 포함해야 하는지를 놓고 채권단 사이에서 이견이 제기됐다.
STX그룹의 채권단 소속 주요 은행들은 6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어 지난 3일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011810], STX중공업[071970], STX엔진[077970]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에서 STX 측의 요청대로 자율협약을 맺어 긴급자금을 지원,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살리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은행 부행장은 "내부 여신심사회의를 열어 정해야 하지만, 자율협약에 동의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채권은행의 담당 임원도 "(STX를) 살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만큼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일자리 문제나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채권단이 함께 지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들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작은 은행 관계자도 "다른 채권은행이 자율협약에 동의하면 우리도 어깃장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14일 2천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STX에 대한 긴급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TX 채권단은 ㈜STX가 산업·농협·우리·신한은행과 정책금융공사다. STX중공업은 산업·농협·우리·수출입·신한·외환·대구·경남은행과 정금공, STX엔진은 산업·우리·외환·농협·수출입·대구·하나은행과 정금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이 (지난 3일) 밝힌 방향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자율협약이 체결되는 쪽에 힘을 실었다.
이날 회의에선 STX 회사채 지원을 두고 일부 채권단의 이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신용 위험을 무릅쓰고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했다면 그에 따른 보상을 기대한 만큼 부담도 져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산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채권은행들이 자율협약에 대한 동의 여부를 이번 주 내에 알려주도록 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6 17: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