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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민 사과하는 남재준 국정원장
-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서류조작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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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수사 관행 혁신 위한 T/F 구성…쇄신책 마련"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이신영 기자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15일 "'중국 화교 유가강(유우성) 간첩사건'과 관련해 증거 서류 조작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남 국정원장은 이날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남 국정원장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 국정원장은 "국민 생명과 국가 안위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으로 임무 완수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면서 "일부 직원이 증거 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수사 관행을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해 나가겠다"면서 "낡은 수사와 절차 혁신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강도 높은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국정원장은 "과학화된 수사기법을 발전시키고 국정원 본연의 대공 수사 능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 어떤 경우에도 적법 절차에 의한 자기 통제 시스템을 확보해 국민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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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민 사과하는 남재준 국정원장
그는 이어 "북한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위협, 다량의 무인기에 의해 우리 방공망이 뚫린 엄중한 시기"라고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규정한 뒤 "이런 엄중한 시기에 국가 안보의 중추기관인 국정원이 흔들리게 돼 참으로 비통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남 국정원장은 "이런 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환골탈태해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한 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정원장으로서 책임지겠다"는 말로 입장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날 사과문 발표는 질의응답 없이 남 원장이 미리 적어온 입장을 읽는 것으로 3분 만에 끝났다.
남 국정원장은 사과 입장을 밝히며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국정원 2차장이 지는 선에서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원은 전날 밤 11시께 언론사 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 남 국정원장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은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pdhis9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5 10: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