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쏠림현상 땐 시장안정 노력할 것"…첫 금통위 '무난' 평가
올 성장률 전망 3.8→4.0%로 조정…물가상승률은 2.3%→2.1%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박수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변동성이 커져 쏠림현상이 생기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올 하반기에 수요 부문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생기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릴 수 있음도 시사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치를 0.2% 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등 경제전망 수정치도 제시했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맞지만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쏠림현상이 생기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 못 할 수 있다"면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때는) 안정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파른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는 "수요부문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생겨 물가안정을 저해할 상황이 되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물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 신속하게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반대로 오르면서 과거의 흐름을 되찾을 것이라며 물가안정목표(2.5∼3.5%)는 현행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최근 경기회복 속도와 관련해서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속도"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4.0%로, 내년은 4.0%에서 4.2%로 각각 상향조정하는 경제전망 수정치도 이날 발표했다.
이 총재는 전망치 수정과 관련,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 변경에 따른 요인이 크다면서 "성장세 자체는 (종전에 전망할 때와)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4.0%에 대한 부문별 기여도는 수출이 1.9%포인트, 내수가 2.0%포인트로 내수가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2.3%를 2.1%로 하향 조정했다.
취업자 수는 50만명(상반기 63만명·하반기 38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제시한 전망치보다 7만명 가량 늘었다.
경상수지는 올해 680억달러, 내년 580억달러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사상 최대인 작년 실적(798억8천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종전 전망치(550억달러)보다는 130억달러 큰 규모다.
이 총재는 이날 첫 주재한 금통위 본회의와 기자설명회를 진행하면서 특별한 실수는 보이지 않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처럼 '초보'라는 평가는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김중수 전 총재와 화법이 달라 다소 매파적이라는 인상은 줬지만 대체로 원론적인 수준에서 발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처음 주재하고서 연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 4월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신참의 실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0 14: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