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동양 등 집단지정 제외…'일감 과세' 회피 등 여파
삼성·현대차·SK·LG 순익, 상위 30대그룹의 90% 차지
(세종=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STX[011810], 동양[001520], 웅진 몰락의 여파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전체 계열사 수가 2년 연속 줄었다.
상위 대기업과 중하위권 대기업 사이의 자산과 이익규모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4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현황을 공개했다.
대기업집단 수(4월 1일 기준)는 63개로 작년보다 1곳 늘었다. 한국석유공사, 코닝정밀소재, 서울메트로, 삼천리[004690],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5곳이 신규로 지정됐고, 동양, 한국투자금융, STX, 웅진 등 4곳이 제외됐다.
63개 대기업집단의 전체 계열사 수는 1천677개로 2013년(1천768개)보다 91개 감소했다.
대기업집단별 평균 계열사 수도 28.5개에서 26.6개로 평균 2개 가까이 줄었다.
전체 계열사 수는 2012년 1천831개에서 2013년 1천768개로 첫 감소를 기록한 이후 올해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계열사 감소의 주된 원인은 STX, 동양, 웅진 등 계열사 수가 많았던 그룹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 데 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5개 집단 신규지정으로 늘어난 계열사는 24개이지만 지정제외로 줄어든 계열사는 총 89개였다.
2년 이상 연속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58개 집단 역시 총 계열사 수가 26개 감소했다. 태광[023160]이 계열 유선방송사를 합병해 10곳을 줄였고, CJ[001040]가 9곳, 대성이 7곳을 각각 축소했다.
경영효율화와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및 규제 회피 등 기업별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집단의 자산, 매출, 당기순이익은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상위 1∼4위(삼성·현대차·SK·LG)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이 상위 30대 민간집단의 자산총액, 매출액 총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2.0%, 55.4%였으며, 당기순이익 비중은 무려 90.1%에 달했다.
4년 전인 2010년보다 자산은 6.5%포인트, 매출은 2.5%포인트, 당기순이익은 11.9%포인트나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자산총액만 보면 상위 1∼4위 민간집단은 최근 5년간 자산이 65.1% 증가한 데 비해 5∼10위 민간집단은 37.1%, 11∼30위 민간집단은 17.7%의 자산 증가율을 보였다.
자산 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삼성(25조4천억원), 현대차[005380](14조3천억원), 한국전력[015760](10조6천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5조6천억원), SK(4조6천억원) 순이었다.
최근 5년간 그룹별 매출액 증가율은 1∼4위 그룹이 53.6%, 5∼10위 그룹이 59.7%, 11∼30위 그룹이 20.1%를 보였다.
매출액이 큰 집단은 삼성(278조3천억원), SK(156조2천억원), 현대차(150조4천억원), LG[003550](116조5천억원) 순이었다.
삼성(22조1천억원), 롯데(5조원), 한전(3조4천억원), 한국가스공사[036460](3조원), 한국타이어[161390](2조6천억원)의 매출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현대차(-5조1천억원), 포스코[005490](-4조7천억원), 에쓰오일(-3조6천억원), 두산[000150](-3조3천억원), 현대중공업[009540](-2조5천억원)는 매출액이 많이 감소했다.
최근 5년간 공기업집단의 매출 증가율(83.7%)이 민간집단의 매출 증가율(46.9%)을 웃돈 것도 특징이다.
63개 집단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천억원(-18.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삼성(22조원), 현대차(14조1천억원), SK(4조6천억원), LG(2조2천억원), 포스코(1조9천억원) 순으로 많았다.
증감폭을 보면 한전(2조8천억원), 현대차(1조5천억원), 두산(1조3천억원) 등이 많이 늘었고, 삼성(-4조9천억원), 한국타이어(-2조8천억원), GS[078930](-2조1천억원) 등이 줄었다.
현대, 한진[002320], 동부, OCI[010060], 한라[014790], 동국제강[001230], 한솔 등 민간 16개 집단과 한국철도공사 등 5개 공기업집단은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63개 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은 103.7%로 작년보다 4.9%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5년간 민간집단의 부채비율은 20.3%포인트 하락한 반면, 공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26.4%포인트 상승해 양 집단간 부채비율 격차가 두 배를 넘게 됐다.
상위 1∼4위 민간집단의 부채비율은 62.8%로 중·하위권 집단보다 부채비율이 더 낮았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전체 계열사 수 감소와 경기둔화 여파로 대기업집단의 수익성은 다소 악화됐으나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는 개선됐다"며 "최근 5년간 민간집단 중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격차가 확대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1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