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에 가계부채 악화 요인 될듯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가계대출 가운데 저축은행, 상호금융사 등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의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제2금융권 대출 건전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2금융권 가계대출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금리 상승기에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은 963조99억원이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206조551억원)과 보험기관, 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275조8천236억원)을 합치면 481조8천787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50.03%를 차지한다.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00년대 초반 40%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하던 비은행 금융사의 대출 비중은 2006년 4분기 39.9%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5년간 계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사의 가계대출이 2012년 123조9천847억원에서 2013년 131조1천452억원으로 7조1천604억원(5.8%) 늘었고 보험기관(6조7천714억원·8.5%)과 새마을금고(4조5천590억원·12.2%)의 증가폭도 컸다.
문제는 제2금융권 대출 고객의 채무상환 능력이 은행권보다 다소 약한데다 이들 업권의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도 높아지고 있어 금리 상승기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이스 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금융거래고객 가운데 가계대출 차주(借主)는 2009년 말 43.3%에서 2012년 말 42.0%로 1.3% 포인트 줄었다.
이에 비해 저신용(개인신용등급 7∼10등급) 고객 가운데 가계대출을 받은 사람은 같은 기간 51.1%에서 61.2%로 10.1%포인트 늘었다.
2012년말 은행과 보험사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고객 중 저신용등급 고객은 6.6%였지만 보험업권(12.5%), 상호금융(21.1%), 여전사(26.8%), 저축은행(64.8%)은 저신용등급 대출고객 비중이 월등히 높다.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상호금융업권의 경우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6월 말 현재 4.08%로 1년 전 3.95%포다 0.13%포인트 높아졌다.
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001년 6월 말(20.65%) 이후 10년여 만인 2011년 말(20.13%) 다시 20%대에 진입해 계속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협동조합의 고정이하 여신 비율도 2011년 12월 말(3.61%)부터 지난해 6월 말(4.82%)까지 3분기 연속 상승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은 은행에 비해 담보평가 과정 등이 엄격하지 않다"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이런 측면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7 06: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