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년을 앞두고 일본 언론이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평가하는 기사를 실었다.
일본의 유력지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4일 '제왕정치 사회를 이분(二分)'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박 대통령을 '고고(孤高)한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며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지지율 변화와 업무 스타일 등을 다뤘다.
이 신문은 견실한 외교수완과 완만하게 회복하는 국내 경기를 배경으로 박 대통령이 안정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타협을 싫어하고 반대세력과의 첨예한 대립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 갤럽이 최근에 벌인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6%를 기록해 과거 집권 1년을 전후해 20∼30%를 기록했던 노무현·이명박 정부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높은 지지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로서 고령자와 보수층의 지지기반을 굳건히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박 대통령이 '넘버 투'(2인자)를 만들지 않고 있으며 박 대통령의 주변에는 '노(No)'라고 말할 인물이 없다는 게 한결같은 평가라고 주장한 뒤 박 대통령을 향해 '새로운 독재', '제왕적 대통령' 등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이 보고서를 읽다가 밤늦게 각료에게 전화해 질문하기도 하고 퇴근 시간 이후에 청와대에서 혼자 일을 계속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일에 파묻힌 일상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앞서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앞서 21∼22일 게재한 특집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대일 외교 방식에 주목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이 군 위안부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에는 여성 정치가라는 정체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또 외국 방문 때 동포나 회의에 참석한 대사와의 약속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실행 여부를 점검할 정도로 '신뢰관계'를 중시하며 여기에는 부친이 심복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박 대통령이 과거로 돌아가면 새로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등 일본 정치를 비판의 대상을 삼고 있다"며 "역사 문제를 거론하는 강경 외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어려운 분위기지만 전폭적 지지를 받은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며 의견을 제대로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한일 관계의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4 11: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