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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일일 전력 수급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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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력 500만kW 이상 유지…수급경보 달고 산 지난겨울과 대조
포근한 날씨·전기요금 인상·원전 3기 재가동 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전력수급경보가 한 번도 울리지 않은 겨울로 기록될까.
전력당국이 올겨울 전력수요 피크 시기로 꼽은 1월 말을 무사히 넘기면서 하·동절기를 통틀어 4년 만에 전력난의 '멍에'를 벗어던질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2월 1일 이후 최저 예비전력이 500만kW 이상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급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올겨울 들어 예비전력이 500만kW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12월 16일(559만kW)과 올해 1월 10일(596만kW) 단 두 차례 뿐이다.
예비전력 500만kW는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최후의 방어선으로 인식된다.
예비전력이 500만kW 이하로 떨어질 경우 단계에 따라 준비(예비전력 400만∼500만kW), 관심(400만∼300만kW), 주의(300만∼200만kW), 경계(200만∼100만kW), 심각(100만kW 이하) 등의 수급경보가 발령된다.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친 지난 겨울(2012년 12월 1일∼2013년 1월 31일)에는 총 39차례의 수급경보가 내려졌다. 준비 단계가 33차례, 관심 단계가 6차례였다.
전력당국의 한 관계자는 "올겨울은 수급경보가 발령될까 봐 가슴 졸인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수급 상황이 양호했다"고 전했다.
올겨울 전력수급 안정의 일등공신은 날씨다. 지난 겨울에 비해 평균 기온이 다소 올라가면서 난방 수요가 크게 준 것이다.
기온은 전력수요를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전력거래소의 '동절기 수요-기온 민감도' 분석에 따르면 기온이 1도 떨어질 때 전력수요는 약 60만kW 치솟는다. 이는 석탄화력 또는 LNG복합화력발전소 1기분에 해당하는 것이다.
작년 11월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한 것도 수요를 줄이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전력공사측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요가 80만kW 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로 가동이 중단됐던 원전 3기(공급용량 각 100만kW)가 지난달 초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공급 여력이 확대된 것 역시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
지난겨울 최대 공급능력은 8천만kW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올겨울은 8천400만kW 안팎에서 공급력이 형성되고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2월 초 기온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다소 낮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지만 수급경보가 발령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05 06: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