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10명중 1명은 최저임금 못 받아
술마시는 성인, 스트레스받는 학생 증가
(세종=연합뉴스) 유경수 차지연 기자 = 작년을 기준으로 근로자 10명 중 한 명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받는 중·고·대학생들은 늘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음주자 비율도 남녀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범죄자의 강간, 철도, 폭력 비율은 내국인 평균을 웃돌 정도가 됐다.
이런 우울한 한국사회의 자화상은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한국인의 주관적인 삶 만족도는 OECD 36개국 가운데 26위에 그쳤다.
통계개발원은 19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국의 사회동향 2013'을 발표했다.
◇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170만명
최저임금은 근로빈곤층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이다.
전병유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2012년 24.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은 저임금 일자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철저히 지켜지기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임금 근로자 수를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수로 나눈 최저임금 미만율은 2001년 4.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증가 흐름을 타더니 2009년 12.8%까지 치솟았고 2010년 11.5%, 2011년 10.8%, 2012년 9.6%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2012년만 놓고 보면 최저임금 근로자는 여전히 전체 1천773만4천명 가운데 169만9천명이나 된다.
전 교수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아진 것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평균임금 인상률보다 높았고 저임금 일자리가 증가했으며 최저임금 미준수 영역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기준 최저임금 기준은 시간당 4천860원, 하루 8시간 근로기준 일급 3만8천880원이다.
생애주기별 소득과 소비 분포를 보면 가구주 연령 기준 가구소득의 최정점은 50대 중반, 소비의 최정점은 40대 후반∼50대 초반이었다. 소득·지출지니계수는 30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가구주 연령이 증가할수록 가구간 소득과 소비의 불평등이 점차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 '한국은 여전히 술 권하는 사회'…음주자 증가
지난 1년간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주를 한 음주자 비율은 남자의 경우 2005년 73.3%에서 2011년 77.5%로 4.2%포인트 높아졌다. 여성도 같은 기간 36.2%에서 41.4%로 5.2%포인트 증가했다.
성인 10명 중 남자는 8명 정도, 여자는 4명 정도가 월 1회 이상 음주를 한다는 뜻이다. 이들 음주자 중 한 번에 평균 7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자 비율은 남자 26.5%, 여자 6.5%다. 이 역시 2005년 22.9%, 4.8%에서 늘었다.
고위험 음주자 비율은 금융위기로 충격을 겪었던 2008년 남자 29%, 여자 9%로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남성이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증가했다. 1999년 대비 2009년 35~49세를 기준으로 자녀 돌봄 참여율은 남성이 38.3%로 15.7%포인트 높아졌다.
여성은 만혼과 출산 지연으로 25~34세의 참여율이 줄었지만 35~49세는 증가했다.
35~39세의 자녀 돌봄 시간은 남성이 11분, 여성은 46분가량 증가해 여전히 육아에 대한 부담은 아빠보다 엄마가 큰 모습이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건강 검진 실천율이 2006년 30%에서 2012년 54.1%로 늘었다. 생활체육 참여 종목은 2000년대 등산이 1위였으나 2012년에는 걷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 스트레스받는 대학생 급증
청년 취업난이 커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생들은 급증했다.
지난 2주간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꼈다는 스트레스 인지율을 학급별로 보면, 고등학생이 69.6%로 가장 높고 대학생 이상(69.2%), 중학생(62.7%) 순이다.
특히 대학생 이상은 2008년 46.1%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2012년 기준 4년제 대학의 취업률은 56.2%로 전문대(60.8%)보다 낮았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남학생(62.7%)보다 여학생(75.7%)이 높았다. 남녀 간 차이는 2008년 7.6%포인트에서 2012년 13%포인트로 확대됐다.
2009년 기준 한국 학생들의 학교교육에 대한 평가는 OECD 평균에 못 미쳤다.
성인으로서 삶을 준비하는데 학교교육이 효과적이었느냐는 질문에 71.9%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으나 이는 OECD 평균보다 3.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핀란드는 이 비율이 85.9%나 됐다.
'학교가 직업생활에 유용한 지식을 가르쳐 줬다'는 비율은 한국이 65.4%에 그쳤다. OECD 평균(86.7%)보다 무려 21.3%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 한국인 '삶 만족도' 11점 만점에 6점…OECD 평균보다 낮아
지난해 기준으로 국제 비교했을 때,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11점 만점에 6.0점으로 OECD 평균인 6.6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가 7.8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일본은 한국과 같은 6.0점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러시아, 터키, 그리스 등은 한국보다 낮았다.
5점 만점 척도로 보면 2003∼2012년 사이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2.83∼3.14 정도로 중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3.14였다.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은 2008년 이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자연재해, 교통사고·화재, 치안 등 전반적인 사회안전에 대해 '매우 안전하다' 또는 '안전하다'고 답한 비율은 2008년 8.2%, 2010년 11.3%, 지난해 13.5%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00∼2010년 사이 외국인 수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형법범죄자는 2천368명에서 1만4천619명으로 6.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형법범죄자가 92만5천353명에서 101만9천838명으로 늘어난 것에 비하면 큰 증가 폭이다.
그러나 인구를 고려한 형법범죄자율은 외국인이 낮았다. 2010년 내국인 10만명당 형법범죄자율은 2천118명으로 외국인 10만명당 1천159명의 1.8배였다. 2000년도에 내국인 형법범죄자율이 외국인 형법범죄자율의 4.1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2010년 기준 외국인 형법범죄자 중 살인(0.59%), 강도(0.95%), 강간(1.79%), 절도(12.03%) 등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비율은 내국인 형법범죄자 중 살인(0.12%), 강도(0.27%), 강간(1.70%), 절도(11.51%) 비율보다 조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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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9 13: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