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6∼13일 월가 주요 기관 이코노미스트 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응답이 20명, 4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 때 같은 응답 비율 17%보다 3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양적완화 축소 관측이 급증한 것은 최근 경제성장률·고용·소비 등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난 10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에도 꺾이지 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11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7.0%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도 20만3천명 증가하면서 시장 예측치 18만 명을 크게 웃돌았다.
11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7% 늘어 5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집계 11월 제조업지수도 2년7개월 만에 최고치인 57.3을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 의회가 2014∼2015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을 타결해 '2차 셧다운' 우려가 해소되면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줄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런 고용·소비·제조업 경기 등 모든 지표를 고려하면 미국 경제는 고용 증가가 수요 증가로, 다시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자체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진단했다.
FT는 따라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이번에 단행하거나 또는 내년 1월 FOMC로 연기할 여지가 있지만 그 이상 미룰 이유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매월 850억 달러(약 90조원)인 현 자산매입 규모를 얼마나 줄일지에 대해서는 200억 달러 2명, 150억 달러 3명, 100억 달러 12명, 50억 달러 3명 등으로 100억 달러가량의 비교적 완만한 축소를 택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상재 현대증권[003450]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제조업 경기·고용·소비 등 실물경기 회복세가 4분기 들어 예상보다 탄탄히 진행되는 가운데 정치권이 예산안에 합의함에 따라 12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약 5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축소 여부보다는 그 규모가 더 중요하다"며 "우리는 규모가 100억 달러 미만에 그치는 온건한 축소가 단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이 경우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가능하며 만약 연기돼도 내년 1월 회의에는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연준이 축소를 시작하더라도 선제 안내를 통해 저금리 유지 기조를 재확인함으로써 충격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6 13:51 송고